정상회담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AFP=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됐지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친선방문 일정은 그대로 소화하기로 하면서 김 위원장의 경제 시찰 일정에 관심이 쏠린다.
핵무기를 지랫대로 삼아 경제개발에 몰두하려는 북한 입장으로써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빈손'으로 끝난 것이 뼈아플 수 있다.
베트남의 '도이머이', 즉 사회주의를 토대로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해 경제발전을 이루려는 북한은 어떻게든 미국의 경제 제재란 장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애초 공산주의 체제로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해 경제적 발전을 이룬 베트남이 회담 장소로 정해진 것도 북측의 경제개발 의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한 정황이었다.
또 이번 김 위원장 수행단에는 지난해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는 없었던 오수용 경제담당 노동당 부위원장이 포함되기도 했다.
베트남 외교부는 일단 김 위원장이 예정대로 1일부터 공식 친선방문 일정에 들어간다고 밝히면서 김 위원장이 일단 하이퐁과 하롱베이 등은 방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이퐁은 하노이 동쪽에 위치한 항구도시로, 하노이, 호찌민, 다낭, 껀터와 함께 베트남 5대 직할 도시다. 우리나라 LG전자를 비롯한 80여개 외국인직접 투자 기업들과 현지 기업의 대규모 산업단지 등이 있다.
또 하롱베이는 1,969개의 크고 작은 섬 및 석회암 기둥 등을 포함하고 있는 만(灣)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명승지다.
두 곳은 앞서 오 부위원장은 이미 지난 27일 리수용 외교담당 노동당 부위원장 등 일부 수행원들과 함께 둘러봤던 곳으로, 산업단지 조성과 관광지 개발에 관심이 많은 김 위원장으로써는 매력적인 지역이다.
하지만 박닌성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은 방문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우리 측에 따로 오겠다는 연락이 없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시찰과 관련한 일정 이외 베트남 측의 환영행사와 전쟁영웅 기념비 헌화, 호찌민 묘소 참배, 지도자 면담 등의 일정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방문은 '친선방문'이지만, 베트남 당국은 사실상 '국빈방문'급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또 오는 2일 랑선성 동당역으로 이동해 사흘 동안 타고 왔던 특급열차를 통해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동당역에서 환송행사가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심이 쏠리는 것은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지 여부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는 상황에서 시 주석과 곧이어 회담을 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과 북미 관계에 관심을 기울이는 시 주석에 김 위원장이 상황을 공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