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전경.(사진=자료사진)
67일째 개점휴업 상태에 놓인 국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3월 국회 개회에 대한 여야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손혜원 의원 등에 대한 청문회 실시 여부가 핵심 변수로 자리 잡은 가운데 4일 열리는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에서 타협안이 도출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여야는 지난 1월 1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마지막으로 4일까지 67일째 국회를 열지 못하고 있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 건과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투기 의혹 등을 둘러싸고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이 지속되면서 1~2월 두 달을 공전시킨 것이다.
1월 2일부터 3월 4일까지는 67일로 2000년대 들어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 선거가 치러졌던 기간을 제외하면 2009년 75일 이후 최장기간 휴업이다.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최저임금 개편, 초등학교 방과 후 영어교실, 체육계 성폭력 문제 해결, 쌀 목표가격 결정 등 각종 현안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3월 국회가 절실한 민주당은 일단 국회의 문을 열어두고 세부 조율에 나서자는 입장이다.
국회 일정을 잡아두면 자연스레 데드라인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협상의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는 한편, 여당으로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이미지도 챙길 수 있게 된다.
지난달 27일 새 지도부 출범으로 더 이상 국회 정상화를 외면하기 어려워진 자유한국당도 일단 3월 국회 개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부터 지난달까지 줄곧 민주당에 요구해 온 김 전 수사관과 신 전 사무관, 손 의원, 환경부 블랙리스트 등에 대한 국회 차원의 조사 중 아무 것도 성사시키지 못한 채 국회를 여는 데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손 의원 건을 상임위 청문회로 진행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바른미래당의 중재안을 받아 조사의 수준을 국정조사에서 청문회로 낮춘 만큼 '손혜원 청문회'만큼은 얻어가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에 3일부터 현안 조율에 나선 교섭단체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의에서 그간 무조건적인 국회 정상화를 강조해 온 민주당이 손 의원에 대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차원의 청문회에 합의로 극적으로 방향을 선회할 경우 정상화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관계자는 "오전만 해도 어떠한 청문회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이었지만 협상은 해봐야 안다"고 여지를 남겼다.
다만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이 함께 진행 중인 선거제 개편 패스트트랙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한국당 간 이견 차가 여전해 암초가 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여전히 선거제에 대한 당론을 내놓지 않는 등 개혁 의지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패스트트랙 논의를 지속할 방침이다.
민주당 원내대변인인 권미혁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야 3당과 패스트트랙 논의를 계속해 나가면 선거제 협상에 응하지 않고는 안 되도록 한국당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각 상임위별로도 패스트트랙을 올릴지 여부를 판단하는 작업을 당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선거제 패스트트랙은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일"이라며 "패스트트랙 논의를 계속해 나간다면 3월 국회도 합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여야 4당을 비난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4일 오전 10시에 회동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