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7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김진태, 오세훈,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함께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27 전당대회 이후 사흘만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만났다. 황 대표가 보수 통합의 의미에서가 '중도 확장'을 강조한 오 전 시장에게 지명직 최고위원을 제안했는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4일 오 전 시장 측 관계자에 따르면 황 대표와 오 전 시장은 지난 2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배석자 없이 만난 자리에서 주요 주제는 '당 화합'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생긴 갈등을 풀고 당이 바람직하게 나아갈 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며 "황 대표가 협력해달라고 했고, 오 전 시장도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라고 말했다.
2·27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오 전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극복하자고 했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중도 확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표 결과 2등으로 마감했지만,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만큼은 황 대표에 앞서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이에 황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지명직 최고위원에 오 전 시장이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돌기도 했다. '보수통합'을 강조한 황 대표에게는 오 전 시장 인선이 당내 통합 행보의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회동에서 황 대표는 오 전 시장에게 지명직 최고위원이나 기타 당직을 제안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관계자는 "회동에서 자리 제안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 대표가 당선 전 대세론을 굳혀가면서 비박계 및 탈당파인 '2등'을 포용하는 의미로 당직을 제안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당직 제안과 관련 오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제안이 오더라도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만약 실제 제안이 있었고, 오 전 시장이 이를 거절했다면, 황 대표의 입장을 고려해 '제안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 될 수는 있다.
황 대표 체제의 당직 인선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아직까진 친박계 인사들에 치우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첫 사무총장 인선에서 '원조 친박'으로 통하는 4선의 한선교 의원을 지명했고, 당대표 비서실장에는 친박계 이헌승 의원을 내정했다. 당 대변인으로 내정된 민경욱 의원 역시 친박계로 분류된다.
다만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은 비박계·복당파인 3선의 김세연 의원을 내정해 '탕평 인사'의 움직임을 보였다. 향후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이 통합 행보에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황 대표는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서 3위로 마감한 김진태 의원은 아직 만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5·18 망언 징계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논란을 일으킨 김 의원의 경우 전당대회 출마를 이유로 징계가 유보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