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며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12개 시·도에 닷새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5일 오전 서울 목동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5일 전국을 덮친 초미세먼지(PM 2.5)농도가 서울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날 서울 거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는 등 한반도를 덮친 미세먼지를 걱정하고 있었다.
야외에서 카트를 끌고 다니며 음료를 판매하는 함모(56)씨는 "사흘 전부터 미세먼지가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다. 눈과 목이 건조하고 피부도 간지럽다"며 "집에 귀가해도 옥상에서 옷을 털고 내려가서 입는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던 대학생 황호빈(20)씨는 "등교하면서 한강 다리를 건너는데 앞이 한 치도 안 보였다"면서 "날씨가 너무 뿌옇다 보니 좀 우울하기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친구 강지민(22)씨도 "숨을 쉬면 모래운동장에서 운동하는 느낌이 난다. 기침도 나오고 코도 막힌다"며 "뉴스를 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찍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를 기준으로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 당일평균이 146㎍/㎥을 기록했다.
서울에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5일 서울 광화문사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날 서울·인천·경기 등에서는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5일 연속 시행된다. (사진=박종민 기자)
오후로 갈수록 초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고 있어, 이날 초미세먼지 농도 당일평균은 지난 1월 14일 역대 최악을 기록했던 당일평균 129㎍/㎥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전국을 기준으로 보면 수도권과 서해안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했다. 이날 오후 2시를 기준으로 한 당일 평균 농도는 경기도가 152㎍/㎥, 인천이 115㎍/㎥, 충북이 132㎍/㎥, 충남 115㎍/㎥, 광주 141㎍/㎥을 각각 기록해 '매우 나쁨'을 상회했다.
환경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 인천, 경기, 대전, 세종, 충남, 충북, 광주, 전남, 전북, 강원 영서, 제주 등 12개 시도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과 충청권에서는 5일 연속, 대전은 4일 연속으로 비상저감조치에 나서게 됐다. 오는 6일에는 수도권에 엿새 연속으로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될 가능성이 커졌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