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했다, 호영아' DB는 5일 KCC와 원정에서 주축 허웅, 김태홍의 부상 결장에도 접전을 펼쳤다. 사진은 윤호영이 4쿼터 5반칙으로 물러나자 이상범 감독이 격려하는 모습.(전주=KBL)
프로농구 원주 DB가 또 다시 아쉬운 패배를 안았다. 주축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승리에 이르지는 못했다.
DB는 5일 전북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전주 KCC와 원정에서 74 대 78 석패를 안았다. 전력 열세에도 4쿼터 한때 7점 차 리드를 잡기도 했지만 승부처에서 밀렸다.
최근 5연패에 빠진 DB는 6강 플레이오프(PO) 경쟁에서 더 힘들게 됐다. 22승27패 7위인 DB는 6위 고양 오리온(23승25패)과 승차가 1.5경기로 벌어졌다. 5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따라잡기가 쉽지는 않다.
진한 아쉬움이 남은 경기였다. 당초 이날 DB는 가드 허웅과 포워드 김태홍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승산이 높지 않았다. 경기 전 이상범 DB 감독은 "오늘은 완전히 빼고 다음 경기 출전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DB는 KCC를 몰아붙였다. 3쿼터까지 4점 차 열세였지만 4쿼터 분전했다. 강력한 압박 수비로 KCC를 흔든 DB는 김현호의 잇딴 3점포 등으로 중반부터 오히려 리드를 잡았다. 종료 2분30여 초 전만 해도 5점 차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주축들의 공백을 절감했다. 윤호영, 김현호가 차례로 5반칙으로 물러난 가운데 DB는 새로 투입된 가드 이우정이 5점 차로 앞선 종료 2분27초 전 공을 뺏기고 말았다. 이후 원종훈이 KCC 이현민에게 U-파울을 범하며 분위기가 넘어갔다. 국가대표 에이스 이정현에게 연속 4실점한 끝에 역전패했다.
'웅아, 너마저' DB 허웅이 지난달 28일 kt와 홈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부축을 받으며 코트를 빠져나가는 모습.(원주=KBL)
지난달 28일 부산 kt와 홈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4쿼터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5점 차 패배를 안아야 했다. 승부처 접전 상황에서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사실 DB는 전력을 감안하면 6위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지난 시즌 전력의 핵이던 디온테 버튼과 두경민이 각각 NBA 진출과 군 입대로 빠진 상황. 정신적 지주 김주성도 은퇴했다. 최하위권이 예상됐지만 그래도 중위권에서 근근이 버텨줬다.
지난 시즌도 DB는 예상 외의 성적을 거뒀다. 하위권이 예상된 가운데 부임한 이 감독의 임무는 팀 재건이었다. 그런데 버튼이 폭발하고 두경민이 달라진 가운데 김주성, 윤호영 등 베테랑의 활약으로 정규리그 우승까지 일궜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정말 전력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이게 독이 될 수도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예상 외의 성적을 내면서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최근 5연패를 안았지만 그래서 DB는 여전히 6강 PO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이 감독은 "허웅과 김태홍이 중요한 2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8일 삼성, 10일 SK 등 서울 연고 팀들과 대결이다. 최하위권 팀들이라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
전력 열세에도 기대 이상의 행보를 보여준 '언더독' DB. 과연 봄 농구의 실낱같은 희망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