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5일 서울 광화문사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날 서울·인천·경기 등에서는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5일 연속 시행된다. (사진=박종민 기자)
최근 발생한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의 주된 원인은 국외 오염물질의 국내 유입과 대기정체 등의 기상여건 악화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6일 북서풍을 따라 중국 산둥·요동 지역에서 대기오염물질이 국내로 유입된데다 국내 대기 정체가 반복되면서 고농도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1~2월 시베리아와 북한 부근에 10㎞ 상공의 제트기류가 형성돼 북쪽 찬 공기의 남하를 저지하면서 고온 건조한 기후를 보였고, 동아시아와 한반도 주변 잦은 고기압대 형성으로 인한 대기 정체가자주 발생했다. 3월 초에도 고기압의 영향에 따라 한반도 주변 대기 정체 현상이 지속됐다.
신용승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최근 대기가 정체된 상황에서 국외에서 초미세먼지가 지속해서 유입됐고, 국내 발생 오염물질이 퍼지지 못하고 국내에 머물면서 고농도 현상이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2월 서울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PM-2.5) 최고 농도는 129㎍/㎥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았다. 하루 평균 농도가 35㎍/㎥를 넘는 '나쁨' 일수도 23일에 달해 지난 4년(9~19일)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 2월17~23일에는 1월에 비해 스트론튬은 11.1배, 바륨 4.1배, 마그네슘은 4.5배 늘어났다. 2월19일 중국 정월대보름인'원소절'에 진행된 폭죽놀이 행사 약 20시간 후 스트론튬, 마그네슘 등 폭죽 연소산물이 서울로 유입된 것으로 연구원은 추정했다.
2월17~3월5일 베이징과 선양에서 174~231㎍/㎥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것도 12~30시간 후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신 원장은 "이례적인 대기 정체가 지속된 것과 함께 중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수도권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더 정확한 원인 및 해결책을 찾기 위해선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