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이정현. (사진=KBL 제공)
"힘들어서 못 넣었을 것 같아요."
KCC는 A매치 브레이크 이후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1일 SK전을 시작으로 3일 현대모비스전, 5일 DB전을 치렀다. 이어 7일에는 KGC를, 9일에는 오리온을 만나는 이른바 '퐁당퐁당' 일정.
게다가 시즌 막판이다. 선수들도 지칠 수밖에 없다. 대표팀까지 다녀온 이정현은 체력 부담이 더 심하다.
하지만 이정현은 뛴다.
당연히 지친다. 7일 KGC전에서 마커스 킨의 버저비터 하프라인 결승 3점슛이 나온 상황에서도, 사실 이정현이 상대 진영에 홀로 기다리고 있었다. 킨이 "따라오는 수비수 때문에 패스를 주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로 완벽한 노마크 찬스.
그럼에도 이정현은 "노마크였는데 킨이 패스를 안 주고 쏜 것이 좋았다"면서 "힘들어서 못 넣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체력적인 부담은 기록에서 드러난다. A매치 브레이크 후 이정현의 3점슛 성공률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KGC전을 포함해 4경기에서 25개의 3점슛을 던졌지만, 림을 통과한 것은 고작 3개였다. 성공률은 12%.
이정현도 "죽을 것 같다. 퐁당퐁당으로 5경기인데 체력적으로 한계가 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은데 부족함이 있다"면서 "3점 성공률도 10~20% 밖에 안 나오는 것 같다. 체력 핑계를 대고 싶지 않은데 정말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고 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KCC는 여전히 6강 경쟁 중이다.
이정현은 "6강 경쟁 중이라 체력을 안배하기 위해 쉬지도 못한다. 감독님도 믿어주니까 열심히 뛸 뿐"이라면서 "내가 코트에 있는 것만으로도 동료들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 몸은 지쳐도 요령껏 경기를 풀어가려 한다. 스스로 밸런스를 잘 잡아야 한다. 토요일(9일) 경기 후 사흘 쉬는데 6강에 근접한 뒤 체력 보충을 잘해 마무리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KGC전 승리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 9부 능선은 넘었다. 이정현의 눈도 플레이오프로 향하고 있다.
이정현은 "6강 플레이오프에 떨어지면 자존심이 상할 것 같다"면서 "올라갈 때 못 올라가서 6강 언저리에 있는데 꼭 올라가서 KCC가 단기전에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고 싶다. 몇 위로 6강에 갈지 모르겠지만, 언더독이 뭔지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