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매일 조금 마시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하루 1~2잔의 술도 장기적으로 혈압이 올라가게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웨이크 포리스트 뱁티스트 메디컬센터 심장전문의 에이머 앨라딘 박사 연구팀은 술을 조금 마시는 사람도 많이 마시는 사람과 다름없이 고혈압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헬스데이 뉴스가 7일 보도했다.
전국 보건·영양조사(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참가자 1만7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음주 습관과 혈압에 관한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1주일에 술을 7~13잔 마시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1단계 고혈압(130/80mmHg) 위험이 53%, 2단계 고혈압(140/90mmHg) 위험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1주일에 술을 이보다 더 많이 마시는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1단계 고혈압 위험이 69%, 2단계 고혈압 위험이 2.4배 높았다.
이는 술을 적게 마시는 사람도 많이 마시는 사람 못지않게 혈압이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참가자들의 평균 혈압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 109/67mmHg, 적게 마시는 사람이 128/79mmHg, 많이 마시는 사람이 153/82mmHg였다.
이 결과는 참가자들의 연령, 성별, 인종, 생활 수준, 종합적인 심혈관 위험 등 혈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앨라딘 박사는 강조했다.
이는 소량의 음주가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다른 연구결과와 어긋나는 것이지만 다른 연구들은 술을 적게 마시는 사람들의 혈압은 살펴보지 않았다고 그는 지적했다.
고혈압은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인 만큼 이 결과는 적당한 음주가 심장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알코올이 혈압을 올릴 수 있는 이유는 알코올이 뇌와 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또 술을 마시면 식사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뉴욕 레녹스힐 병원 스포츠 심장학 전문의 서니 인트왈라 박사는 또 다른 이유를 제시했다.
음주는 체내에서 쓰고 남은 잉여지방인 중성지방을 증가시킨다면서 중성지방 증가는 고혈압, 심부전,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미국 심장학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는 술을 마신다면 남성은 하루 2잔, 여성은 하루 1잔으로 제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인트왈라 박사에 따르면 술 1잔이란 맥주 340g, 포도주 113g, 알코올 농도 40도짜리 술은 42g, 50도 짜리 술은 28g을 말한다.
이 연구결과는 오는 17일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미국 심장병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68차 연례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