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문재인정부 2기 개각이 8일 발표되면서 당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유력시 되던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우 의원은 당초 같은 당 진영, 박영선 의원과 함께 장관 후보 대상자로 거론됐을 무렵 다른 의원들보다 입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류됐다.
진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소속으로 17~19대에서 3차례나 국회의원으로 당선됐고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역임했다.
박 의원도 18대, 19대 대통령선거에서 문 대통령을 돕기는 했지만 당내에서 핵심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지 않는데다 남편과 아들의 국적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우 의원은 이런 두 의원과 비교했을 때도 결코 빠지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대선 국면에서 원내사령탑을 맡아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기여했고 86그룹의 핵심 인사 중 한 명으로 개혁 성향도 갖고 있다.
우 의원은 CBS 노컷뉴스 '노브레이크토크'에 출연해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장관직을 잘 수행해보고 싶다"며 포부를 감추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입각 가능성이 거론된 시점부터 언론과의 접촉을 일절 금한 채 준비작업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측근에 따르면 우 의원은 문체부 관계자들을 만나 업무파악까지 하는 등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중간에 기류가 변했고 지난 7일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과 회동한 직후부터는 우 의원이 제외됐다는 소식이 보도되기 시작했다.
결국 우 의원이 최종 명단에서 빠지면서 이를 둘러싼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개각 명단이 발표된 직후 이해식 대변인을 통해 "이해찬 대표의 만류가 있었다"고 해명에 나섰다.
이 대변인은 "우 의원은 원내대표를 역임한 당내 중진 의원으로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해 추후 당에서 그에 적합한 역할을 할 예정"이라며 "당이 우 의원의 잔류를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청와대는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중진 의원들이 후보로 올라 있는 것은 맞지만 실제 명단이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폭선을 깔기도 했다.
하지만 총선 대비를 위해 우 의원의 입각 재고를 요청했다는 당의 설명이 그다지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장관 문턱에서 좌절된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
당내 '86그룹'의 선두주자 중 한 명인 우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1기 당 원내대표를 지내며 중량감을 늘렸고 이후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소신 있게 발언해 왔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당 대선후보로 확정되면 당의 지지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바 있으며, 최근에는 창원·보궐선거에 범여권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하거나 무소속인 이용호·손금주 의원의 민주당 입당이 거절된 데 대해서도 비판하는 등 당의 주류와는 결이 다른 입장을 밝히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이러한 소신과 친문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진영 의원이나 박영선 의원까지 쓰는 문 대통령의 포용력을 고려하면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분석이다.
검증 단계에서 문제점이 발견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지만 20년 가까이 대중의 감시망에 노출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 또한 설득력이 높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