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KBO 총재.(자료사진=이한형 기자)
국민 스포츠 프로야구의 개막이 임박했다.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가 오는 23일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23일 개막전 5경기 중에는 창원 경기가 큰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NC의 새 홈 구장인 창원NC파크의 첫 공식 경기이기 때문이다. 기존 마산구장 관중석의 2배 규모로 최신식으로 지은 메이저리그급 구장이다.
지난해 최하위에 머물렀던 NC는 올해 새 안방에서 도약을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인 양의지를 4년 125억 원을 주고 영입했고, 메이저리그 출신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도 가세했다.
그런데 이날 창원 개막전에는 프로야구계의 수장인 KBO 총재는 참석하지 못한다. 정운찬 총재는 KIA와 LG의 광주 개막전에 나선다. 올 시즌 공식 개막전인 만큼 리그 개회 선언을 해야 하는 까닭이다. 공식 개막전은 두 시즌 전인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의 홈 경기다.
다만 정 총재는 창원NC파크의 역사적인 첫 경기는 관전한다. 19일 열리는 NC와 한화의 시범 경기다. 정 총재는 전날 18일 창원NC파크의 개장식에도 참석한다. NC와 창원시는 개장식에서 양의지, 나성범의 사인회와 인기 가수의 공연 등 팬들을 위해 각별히 공을 들였다. 정 총재는 "23일 개막전에는 아쉽게 참석하지 못하지만 개장식은 지켜볼 것"이라면서 "또 다음 날 오전 창원에서 KBO 이사회를 연 뒤 사장단과 함께 시범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총재의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 공식 개막전 참석도 의미가 있다. 구장 탄생에 적잖은 공을 세웠던 정 총재인 까닭이다.
2014년 3월 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공식 개장식 당시 모습.(사진=연합뉴스)
사연은 이렇다. 정 총재는 국무총리 재직 시절인 2010년 강운태 광주시장으로부터 새 구장 건립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간곡한 요청을 받았다. 야구광인 데다 기존 무등구장의 열악한 상황을 직접 경험한 정 총재는 당시 500억 원의 국비 지원을 승인했다.
정 총재는 "2009년 올스타전이 열린 무등구장을 찾은 적이 있는데 여기서 어떻게 타이거즈가 10번이나 우승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낡았더라"면서 "강 시장이 총리실까지 찾아와 부탁하는데 10분 만에 OK를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이후 정부에서 350억 원 정도를 지원했고, 광주시와 KIA까지 분담해 약 1000억 원을 들여 경기장이 지어진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 총재는 이후 살짝 서운했던 적이 있다. 2014년 3월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 개장식에 초청받지 못한 까닭이다. 정 총재는 당시 총리에서는 물러난 상황. 여기에 당시 개장식은 구장 건립에 힘을 쓴 인사들이 적잖게 초대받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 총재는 "나중에 강 시장이 전화를 해서 사과를 하더라"고 회상했다.
이런 가운데 정 총재는 2019년 공식 개막전이 열리는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를 가는 것이다. 물론 지난해 총재 취임 이후 챔피언스필드를 찾았고, 이전에도 관전한 적이 있으나 공식 개막전은 감회가 또 다를 수밖에 없다.
정 총재는 "직접 챔피언스 필드를 찾았는데 이렇게 좋은 구장이 생겼고, 여기에 내가 기여한 게 있구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챔피언스필드 건립에 적잖은 공을 세웠던 정 총재, 5년 만에 개장식에 초대받지 못했던 아쉬움을 공식 개막전, 그것도 KBO 총재의 신분으로 참석하는 뿌듯함으로 달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