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고 새로운 미래 경관을 만들기 위해 아파트 정비사업 전 과정을 관리·조정·지원한다.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12일 민간의 정비계획 수립 전(前) 단계에서 시가 층수·디자인 등 핵심 사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내용 등을 담은 '도시·건축 혁신(안)'을 발표했다.
혁신안은 정비계획 수립 전 '사전 공공기획' 단계를 신설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아파트 단지별로 정비계획 가이드라인을 먼저 제시하도록 했다.
용적률이나 높이 등 기존의 일반적 요소뿐 아니라, 경관‧지형, 1인가구 증가 같은 가구 구조의 변화, 보행‧가로 활성화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반영한다.
구릉지 일대 단지는 경관을 고려해 건축물 높이에 차이를 두고, 역세권 등 교통 중심지 단지는 상업·업무·주거가 결합하도록 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생활가로변과 맞닿은 아파트는 저층부에 개방형 커뮤니티 시설 등을 배치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시는 사전 공공기획 단계를 거칠 경우 도시계획위원회를 3회에서 1회로 줄이고, 정비계획 결정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기존의 20개월에서 10개월로 단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냥갑 같은 획일적 아파트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상설계’를 적용한다. 주민참여를 통해 공모된 설계안 중 2개 이상을 선정해 조합(추진위)에서 주민총회를 통해 확정하게 된다. 서울시는 현상설계 공모 비용 전액과 공모안 선정을 위한 주민총회 비용 일부를 지원한다.
'특별건축구역'을 지정해 연면적 20% 이상의 특화디자인 설계도 뒷받침한다. 정비사업 전 과정을 지원하는 '도시건축혁신단'도 50명 내외로 신설할 계획이다.
아파트는 서울 주택유형의 58%를 차지한다. 특히 2030년까지 서울시내 56% 아파트(준공 30년 이상 경과)의 정비시기가 도래한다.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도시‧건축 혁신방안을 통해 아파트 단지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도시 전반의 경관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도시의 품격이 향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