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바른미래당이 12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3당과 함께 추진 중인 선거제 개편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결정을 유보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 개편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늦어도 이달 둘째 주까지는 법안을 확정해야 하는데, 당내에서 이견이 표출되면서 미뤄졌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안과 개혁법안 관련 패스트트랙 추진 여부를 논의했다.
의총에서 일부 의원들은 민주당이 요구한 9개 개혁법안과 함께 선거제 개편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 의사를 보였다. 특히 과거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터져 나오면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출신들의 노선갈등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바른정당 출신 정병국 의원은 이 자리에서 "민주당의 선거제 개편안은 반쪽짜리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불과하다"며 "이렇게 누더기 선거법을 쟁취하기 위해 우리가 그렇게 싸워왔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칙도 없는 선거 개편안을 정부·여당의 술수에 넘어가 다른 법과 연계해 패스트트랙에 올려서는 안 된다"며 "우리당이 지향하는 방향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후 비공개 회의에서도 전면적 연동형 비례제도가 아닌 민주당이 제시한 부분적 연동형 비례제 수용 여부를 두고 반대 의견이 다수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민 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 사이) 다소 간 이견이 있는 것 같다"며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서 추후에 의총을 통해 당 입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이 선거제 개편안에 대한 당론을 결정하지 못하면서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공조 체제 유지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