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앙중학교 때부터 함께 배구를 하며 우정을 쌓았던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과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에서 물러설 수 없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오해원기자
우정은 내려놓았다. 1974년생 동갑내기 두 감독의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 2위 한국도로공사와 정규리그 3위 GS칼텍스의 플레이오프로 시작된다.
시즌 막판 무서운 상승세로 정규리그 2위를 꿰찬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통합 우승은 실패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두 번째 트로피를 들겠다는 각오다. GS칼텍스는 2013~2014시즌 이후 5년 만이자 첫 ‘장충 봄 배구’를 오랫동안 즐긴다는 목표를 세웠다.
분명한 두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각오와 달리 코트 밖에서는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과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의 오랜 인연이 화제를 모았다.
김종민 감독과 차상현 감독은 울산 중앙중과 마산 중앙고에서 함께 운동한 막역한 사이다. 두 감독의 입을 빌자면 “함께 운동하며 땀을 흘렸고, 함께 농땡이도 피웠다”고 할 정도로 친하다. 특히 축구를 하다 배구로 전향한 김종민 감독을 차상현 감독이 많이 도와줬다는 후문이다.
12일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만난 두 감독은 승부를 잠시 내려놓은 채 ‘봄 배구’ 동반 진출의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승부는 승부. 두 감독은 경쟁을 앞두고 조금은 날 선 경쟁의식을 감추지 않았다.
김종민 감독은 “친구가 플레이오프에 올라와 일단 좋다. (봄 배구는)차 감독이 생각하는 것과는 분명 다른 시합일거다. 절박하게 욕심내고 악착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에 차상현 감독은 “알아서 잘하라는 말 같다. 나름대로 잘 준비하겠다”며 치열한 플레이오프를 예고했다.
차상현 감독은 학창시절 함께 운동했을 당시의 에피소드를 꺼내며 김종민 감독의 자존심을 긁었다. 차 감독은 “김 감독이 나보다 배구를 늦게 했다. 내가 한창 배구를 잘하고 있을 때 와서 내가 저리 가라고 하면 저리 가고 했던 친구가 많이 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종민 감독은 “중학교 때까지는 차 감독이 운동을 더 잘했다. 지금이 그때 모습이다”라며 큰 웃음을 줬다. 하지만 김 감독은 “고등학교 때나 대학교 때는 (내가 더 잘했다). 배구는 나중이 더 중요하다”고 응수했다.
두 감독의 설전을 흥미롭게 지켜보던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오래 경기하고 오라”며 짧지만 분명한 한 마디를 남겼다.
박미희 감독은 “두 팀이 오랫동안 경기하고 와야 쉴 시간이 적어진다”면서 “봄 배구는 시즌 전적이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컨디션이 중요하기 때문에 (상대할 팀이) 많이 경기를 하고 오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두 팀을 응원했다.
한편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는 15일 김천에서 3전 2선승제로 시작한다. 챔피언결정전은 21일 인천에서 5전3선승제로 열린다. 플레이오프는 매 경기 경기장을 오가지만 챔피언결정전은 인천에서 먼저 2경기를 치른 뒤 플레이오프 승자의 홈 경기장으로 이동한다. 최종 5차전까지 가는 경우는 다시 인천에서 경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