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의혹이 제기돼 구글을 떠난 아밋 싱할 전 구글 수석부사장.
구글이 성희롱 의혹을 받던 임원에게 최대 4천500만달러(약 508억원)를 퇴직금으로 지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P 통신과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공개된 법원 문건에서 구글이 아밋 싱할 전 검색부문 수석부사장에게 이런 거액을 퇴직수당으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싱할 전 수석부사장은 한 사외 행사에서 부하 여직원의 몸을 더듬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2016년 구글을 떠났다.
이날 공개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이사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구글은 당시 싱할 전 부사장에게 2년치 급여 3천만달러 외에 해고 합의금으로 500만∼1천500만달러를 추가로 지급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0월 이런 의혹을 보도하며 싱할이 수백만달러를 퇴직금으로 받았다고 보도했으나 이날 공개된 법원 문서에 따르면 그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받은 셈이다.
싱할 전 부사장은 1년 후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인 우버로 옮겼으나 성희롱 의혹이 제기된 사실을 숨겼다는 이유로 5주 만에 역시 관뒀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알파벳의 주주 제임스 마틴이 알파벳 이사회를 상대로 올해 1월 제기한 소송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구글은 또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앤디 루빈 전 수석부사장에게 역시 9천만달러의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빈 전 부사장은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마틴 측은 알파벳 이사회가 이처럼 성희롱 등 비행 의혹에 제기된 주요 임원들을 해고하는 대신 부적절하게 과도한 퇴직금을 지급해 회사의 명성과 재무 상태에 손실을 끼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사회가 회사와 주주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실제 수만 명에 달하는 구글의 전 세계 직원들은 작년 11월 성희롱 의혹에 대한 회사의 부적절한 대처에 항의하며 파업을 벌였다.
구글은 안팎의 비판에 부닥치자 사내 중재 제도를 없애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구글은 이날 사업장에 많은 변화의 조치를 했고 권한 있는 인사들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성폭행 관련 의혹에 대해 좀 더 단호하게 대처하는 한편 성범죄에 대한 의무적 중재 제도를 없앴다. 이어 지난달에는 모든 직원의 항의·민원에 대해 의무적 중재 조치를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루빈의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그에게 1억5천만달러의 주식을 상여금으로 지급한 뒤 사후에 이사회로부터 승인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