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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제소에 '이해찬‧홍영표'로 맞불…여야 윤리위 대치전(종합)

국회/정당

    '나경원' 제소에 '이해찬‧홍영표'로 맞불…여야 윤리위 대치전(종합)

    나경원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 여파…민주‧한국 간 감정싸움
    4월 재보선‧내년 총선 앞두고 냉각 지속 전망…"염치 실종된 국회"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 이후 여야가 13일 상대당 지도부를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면서 강대 강 대결 국면이 고조되고 있다.

    가깝게는 다음달 3일 재보궐선거, 멀게는 내년 총선을 1년여 앞둔 시점이어서 이런 냉각기는 쉽게 풀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3일 문재인 대통령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나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전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외신을 인용해 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표현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국회 의안과에 제출된 민주당의 징계안에서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국회법 제25조에 따라 품위를 유지하고 국회의 명예와 권위를 지키기 위해 높은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나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며 대통령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모독을 했다"고 징계사유를 설명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이 대표발의한 징계안에는 민주당 의원 128명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어 "이 발언은 국회의원의 자질을 의심스럽게 하는 망언으로 대한민국 국회의 품격을 심각하게 훼손한 동시에 촛불혁명을 통해 선출된 대한민국 대통령을 모독하고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을 색깔론을 동원해 모독한 것이고 나아가 대한민국과 국민을 모독한 것"이라며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태극기부대에 바치는 극우적 망언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한국당도 이날 두 차례에 걸친 의원총회 논의를 통해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방해한 책임을 물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전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실질적으로 어제 민주당은 조직적으로 야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방해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의 여러 가지 언사 또는 행동이 명백히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며 "먼저 조직적 방해를 지휘한 이해찬 당대표, 홍영표 원내대표에 대한 윤리위 제소를 의총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열린 긴급 의총에서 윤리위 제소 최종 명단을 이 대표와 홍 원내대표로 확정했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자리에서 "야당의 고언을 막말이라 치부하는 여당이 어딨냐"며 "야당 원내대표 연설을 방해하고 중지시킨 작태로 품격을 훼손한 건 누군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희경 대변인도 "민주당은 과잉충성이 빚은 참극으로 인해 이 정권의 불행한 비극을 자초하고 있다"며 "나 원내대표를 제소해 자신들이 어제 보여준 참극을 모면해보려고 하지만 그 뒤엔 한국당과 두 눈 부릅뜨고 이 땅을 지켜온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황교안 당 대표도 "야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는데 단상에 뛰어갔다. 발언을 방해하고 구호를 외치고 의장석으로 올라가고, 마치 국회가 과거 독재 시절로 회귀한 것 아니냐"며 "권력기관, 사법부, 언론을 전부 장악한 이 정권이 이제 의회까지 장악하겠다는 거 아닌가, 폭력적 독재로 짓누르겠다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게됐다"면서 나 원내대표를 지원했다.

    그는 "이것이 바로 공포정치이고 좌파 독재 아니겠느냐"고도 했다.

    여당과 제1야당이 감정싸움으로 치달으면서 '일하는 국회'도 멀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 정치권 인사는 "상황을 부풀리는 말 폭탄만 주고 받으면서 서로만 옳다고 우기고 있다"면서 "반성과 염치가 사라진 정치권의 현주소"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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