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3월 13일 (수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 정관용> 국제통화기금 IMF가 한국경제가 역풍에 직면했다라는 이례적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몇 가지 권고사항을 내놓았습니다. 어떤 내용이 있는지 또 배경은 무엇일지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하는 게 옳을지. 건국대학교 경제학과의 최배근 교수를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최배근> 안녕하세요.
◇ 정관용> 그동안 IMF는 우리 한국경제 안정적 성장세 인정하면서 일부 구조적인 위험요인만 언급했었잖아요. 왜 이렇게 갑작스러운 표현까지 했죠. 역풍에 직면했다 그런 표현까지 왜 사용하게 됐을까요?
◆ 최배근> 지금 미국조차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지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중국이라든가 유럽은 물론이고요. 미국조차도 그렇게 되고 있다 보니까 우리가 세계 교역이 금융위기 이후에 굉장히 많이 둔화가 됐는데 올해 그러니까 그 둔화가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있고 거기에다 이것이 그러니까 짧은 기간 내 끝날 상황이 아니라 적어도 수년간 지속될 거라고 보고 있고요. 그러면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은 제조업이거든요, 주력 수출산업이..
◇ 정관용> 그렇죠.
◆ 최배근> 그러니까 수출이 세계 교역이 둔화되게 되면 제조업이 타격을 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이 부분이 하나의 세계 교역 둔화라는 것이 구조적인 요인으로 지금 보고 있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우리 같은 경우는 인구감소라는 구조적인 요인이 또 있잖아요. 이 요인이 차후에도 그러니까 수년간 바뀔 가능성이 별로 없다 이거죠. 그러면 그 상황 속에서 그래서 역풍이라고 표현을 한 것이고요. 그러니까 역풍이라고 쓴 것은 그동안에는 제조업의 성장둔화라든가 교역의 둔화를 어떤 경기순환적인 측면으로 이렇게 보고 있다가 이게 그게 아니라 굉장히 구조적으로 하나의 방향이 선회가 되고 있다. 이렇게 진단을 하면서 우리 같은 경우는 수출에 굉장히 많이 의존하는 구조고 더군다나 제조업에 대한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 산업구조다 보니까 그래서 그렇게 진단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나저나 그동안 몇 년 동안 그래도 미국은 잘 나갔잖아요. 요새 미국도 안 좋습니까?
◆ 최배근> 그렇습니다. 미국이 사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는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서 굉장히 체력이 약화됐어요. 그러니까 성장률 같은 경우도 보게 되면 연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고요. 그리고 고용도 그러니까 실업률은 굉장히 그러니까 낮아졌다고 하지만 소위 말해서 고용률이라든가 경제활동 참가율.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취업을 하고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보게 되면 금융위기 이전 수준보다 한 2~3% 정도가 회복이 안 된 상태예요. 2~3%포인트가요. 그러다 보니까 미국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소비가 금융위기 이전 추세에 비해서 8000억 달러가 아직도 회복이 안 된 상태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나마 버티던 미국마저 그러니 세계경제 전반에 위축이 오고 그건 한국경제한테도 직격타가 될 거다 이 말이군요?
◆ 최배근> 그렇죠. 우리가 지난해 성장률이 2. 7%였잖아요. 그런데 그중에서 우리가 순수 수출에서 뺀 게 한 44%를 차지했어요, 성장기여도에서요. 그런데 올해 지금 수출이 마이너스 갱신하고 있잖아요. 역성장을 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올해 IMF에서 정부 목표치보다 0. 5%포인트 이상은 떨어질 것이다. 이렇게 지금 진단을 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그 상황 속에서 거기에 대한 대응을 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있는 겁니다.
◇ 정관용> 올해 성장률 목표치 내세운 걸 달성하려면 몇 가지 추가조치를 해라, 이거죠?
◆ 최배근> 그렇죠.
◇ 정관용> 그 추가조치가 추경하고 금리 인상을 내세웠죠? 게다가 추경은 액수까지 지정했더라고요.
◆ 최배근> 저는 한 9조 정도 얘기했잖아요. 구조가 1800조 정도 GDP 기준으로 했을 때 0. 5% 정도 될 건데요. 우리 목표치가 2. 6% 정도 됐을 때 한 2. 18%까지 그러니까 하락할 거라고 보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이미 그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빨리 저는 집행할수록 좋다고 보고요. 왜 그러냐 하면 경제심리가 냉각되고 나면 그 효과도 그만큼 약화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보게 되면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가 지난번에도 제가 출연해서 말씀드렸지만 1년에 30만 명 이상씩 증가를 합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사실은 민간시장에서 일자리를 잡기가 힘든 분들입니다. 그러면 이분들은 공공일자리라든가 아니면 결국은 복지를 확충을 하거나 그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면 결국은 이제 재정투입이라는 것이 잠재성장률보다 크게 떨어진 상황 속에서는 교과서에서도 그러니까 정부의 재정투입을 통해서 시장을 보강하라는 것은 교과서적인 처방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방금도 언급하셨듯이 지난 2월에 출연하셔서 최배근 교수께서 우리나라의 저성장은 아주 구조적인 문제다 이렇게 지적하셨잖아요. 구조적인 그런 문제가 있는데 추경을 투입한다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 최배근> 그런데 지금 우리가 지난해 성장률을 보게 되면 그나마 약간 우리가 희망적으로 보이는 게 가계소비의 역할이 많이 개선됐어요. 그래서 우리가 2003년 이후에 성장률보다 가계소비 지출 증가율이 낮았었는데요.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그러니까 성장률이 2. 7%였는데 가계소비 증가율은 2. 8%를 기록했습니다. 처음으로 역전을 했어요. 지금도 우리가 경제의 버팀목이 사실은 그러니까 소비, 내수 부분이거든요. 또 하나는 뭐냐 하면 우리나라가 국민소득이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했다고 하잖아요. 그러면 3만 달러 돌파하고 인구가 한 2500만 정도 되게 되면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1조 5000~6000달러 정도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 정도 경제규모를 가진 선진 국가들은 대개 보게 되면 내수가 굉장히 튼튼해요. 그런데 우리는 보게 되면 가계소비가 여전히 뭐냐 하면 한 50% 안팎뿐이 안 돼요, GDP에서요. 선진국가는 한 60~70% 되는데요. 그러니까 수출이 결국은 구조적으로 정체가 되는 상황 속에서 내수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이거죠. 내수 강화하는 길은 결국은 그러니까 우리가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 이게 산업생태계와 관련된 부분이고요. 또 하나는 저소득층에 대한 그러니까 복지라든가 안전망을 확충하는 거죠. 이 길밖에는 지금 단기적으로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없다는 것입니다.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IMF 연례협의 미션단장(왼쪽)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19년 IMF 연례협회 주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즉 9조 추경 가지고 구조적 문제를 다 풀 수는 없으나 어쨌든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건 살릴 수 있다 이 말씀이에요.
◆ 최배근> 그렇죠. 그리고 이제 이게 떨어지게 되면 사람들이 굉장히 불안해합니다. 불안해하게 되면 더 지갑을 닫게 되고요. 그러면 가뜩이나 가계가 끌고 가는 경제가 더 둔화가 될 수가 있죠. 그래서 제가 조기에 집행할수록 좋다고 보는 것입니다.
◇ 정관용> 그 추경을 조기에 어디다 쓰면 좋을까요?
◆ 최배근> 그러니까 아무래도 가장 효과가 큰 부분이 중산층하고 저소등측 부분인데요. 예를 들어서 중산층과 관련된 부분은 이번에도 우리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 결국은 여성 노동력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여성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그러니까 마음편하게 일할 수 있게 해 주는 환경으로서 보육과 아동수당을 훨씬 더 개선하라, 더 현실화시켜라 이거죠. 그리고 이제 지난 시간에도 얘기했지만 극빈층들에 대해서 보다 소득직접분배가 더 강화돼야 되는 부분이죠. 이 중산층과 저소득층이 아무래도 소비성향이 높거든요.
◇ 정관용> 그런데 결국은 보육시설 투자, 아동수당 증액, 극빈층에 대한 복지 지출 강화 이거잖아요. 그런데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지낸 바 있는 김광두 교수가 추경을 복지 중심의 비생산적 단기대책으로 쓰면 안 된다 그렇게 할까 봐 두렵다 이런 입장을 밝혔어요. 이 얘기는 무슨 말이냐 하면 제조업 구조조정과 제조업 기반 강화 쪽으로 써야 옳다는 입장인 것 같은데 우리 최배근 교수랑은 입장이 다르네요.
◆ 최배근> 다른 것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조기반 강화라는 것은 제가 제조업 위기라고 얘기를 했듯이 제조업 기반 강화는 필요한 거죠. 그걸 정부가 안 하는 것도 아니고요. 안 하는 것은 아니고 단지 그것만 가지고는 불충분하다는 얘기죠. 제조업 기반 강화가 시간도 걸리고 그다음에 그 제조업 기반이 강화될 때까지 그때까지 그러니까 많은 제조업 충격이라든가 수출 충격으로 나타나는 이 부분을 제가 지난 시간에 그런 표현을 했잖아요. 둑이 무너졌는데 물이 범람을 해요. 마을이 잠기게 되면 사람 목숨이 위태로워지고 집도 잠기게 되고 그런단 말이에요. 그리고 근본적인 대책은 둑을 재건하는 거지만 둑이 재건될 때까지 사람 목숨도 구해내야 되는 거잖아요. 그리고 집들도 임시 주거도 제공해야 되는 것이고요. 이게 이제 병행이 돼야 된다는 얘기죠. 그리고 우리한테는 충분히 그런 재정의 여력이 있고요.
◇ 정관용> 그리고 금리인하도 요구했어요.
◆ 최배근> 저는 굉장히 교과서적인 처방 같은데요. 사실 대기업들 같은 경우는 금리가 지금 높아서 투자를 안 하는 건 아닙니다. 그렇죠? 그런데 사실 보게 되면 영세 자영업자라든가 서민들 같은 경우는 은행을, 제도권 은행을 이용을 못해요.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고금리를 이용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서민들한테 그러니까 금융이 지원될 수 있는 그러니까 서민들에 대해서 그러니까 지금 제도권 은행들이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한국은행이 직접 금융주체 역할을 해야 된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중소기업한테 우리가 특별융자를 해 주고 있듯이 정책금리를 적용해서 해 주고 있듯이 소상공인이라든가 자기가 자활하려고 하는 그런 서민들에 대해서는 저금리로 그러니까 저는 중금리의 18%도 높다고 봐요. 그러니까 저금리로 해야지만이 실질적인 자원을 지원해 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서민금융제도를 보다 더 한국은행이 적극적으로 개입을 해야 된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금리인하라기보다는 서민금융지원 이게 더 효과적이라 보신다?
◆ 최배근> 그렇죠. 금리인하가 서민들한테 정작 필요로 하는 사람들한테 돈이 안 가니까요.
◇ 정관용> 서민 쪽에 집중적으로 금리인하 효과가 가도록?
◆ 최배근> 그렇죠.
◇ 정관용> 그러다가 가계부채를 더 키울 우려는 없을까요?
◆ 최배근> 아니,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이겁니다. 우리가 예를 들어서 수천만 원 정도를 만약에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 서민이 받을 때요. 금리를 만약에 10%에서 20% 정도 수준을 받게 되면 그거 가지고 예를 들어서 동네 분식점을 했을 때 자활을 하기 힘들어요. 흑자 수익을 그만큼 내기 힘들기 때문에요. 그런데 만약에 중소기업 같은 경우는 지금 기준금리보다 더 낮은 금리로 지원받고 있습니다, 0. 75% 정도로요. 그러면 그 정도면 그러니까 금리 지원이 낮기 때문에 그러면 실질적으로 자활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는 거죠.
◇ 정관용> 그다음에 노동시장 유연화 또 동시에 사회안전망과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이런 제안을 했단 말이에요, IMF가. 이것도 좀 교과서적인 거죠?
◆ 최배근> 그렇죠.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있어서는 노동시장 개혁을 이야기할 때 많은 언론들이 그러니까 특히 보수 언론들 중에서 유연함과 강조를 하고 있죠. 그런데 전 세계에 안전망 강화 없이 유연화가 성공한 나라가 없습니다.
◇ 정관용> 같이 해야죠, 이건.
◆ 최배근> 그런데 그러니까 이 안전망 강화라는 건 그러니까 결국은 우리가 사회보장이 어쨌든 확충이거든요. 그러면 그 부분에 재정 지원은 불가피하다는 거죠. 그런 부분들을 반대를 하고 있으니까 유연성을 주장하시는 분들이요. 그래서 이게 좀 추진이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즉 재정을 대폭 투입해서 안전망을 확충하면서 노동시장 유연화로 함께 가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이 말씀인 거죠.
◆ 최배근> 그렇습니다. 교과서적인 처방입니다.
◇ 정관용> 결국 최 교수님 IMF의 지적, 권고 다 적절하다고 보시는 거네요?
◆ 최배근> 단지 저는 그걸 좀 더 재정규모도 더 키워야 되고요. 한 13조 정도는 키워야 되고 그다음에 가능한 한 조기에 해야 합니다.
◇ 정관용> 13조가량의 추경 조기에 합시다라는 제안까지. 고맙습니다.
◆ 최배근> 감사합니다.
◇ 정관용>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최배근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