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영화 '미성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번 작품으로 감독 데뷔하는 배우 김윤석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1988년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데뷔한 배우 김윤석이 데뷔 31년 만에 감독으로 첫발을 내디딘다. 오는 4월 개봉 예정인 영화 '미성년'을 통해서다.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에서 열린 '미성년' 제작보고회에서 배우이자 '감독'으로 참석한 김윤석은 "50살이 넘은 나이에 첫 작품을 했는데 누군가는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 하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 '미성년'은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염정아가 영주 역을, 김소진이 미희 역을, 김혜준이 주리 역을, 박세진이 윤아 역을 맡으며 김윤석은 대원 역을 연기한다.
김윤석은 2014년 말 본 창작 연극에서 '미성년'에 관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젊은 작가, 연출가들이 모여 옴니버스 형태로 공개한 다섯 작품을 우연히 보게 됐고, 그중 한 작품이 마음에 들어 영화를 위한 시나리오를 써 보고 싶다는 뜻을 작가에게 전했다는 설명이다. 김윤석은 작가의 동의를 구해 2~3년 동안 집필에 몰두하며 '미성년'을 완성했다.
'미성년'이란 제목은 김윤석과 작가가 함께 지은 결과물이다. 제목을 정하느라 꽤 고민했다는 김윤석은 "수십 가지의 제목을 떠올렸다. 작가님과 저는 '미성년'이란 제목이 영화 전체를 아우른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미성년'은 영화-드라마를 오가며 승승장구 중인 염정아와 '더 킹'을 통해 주목받은 김소진의 출연으로도 화제가 됐다. 김윤석은 두 사람의 어떤 점을 보고 캐스팅에 나섰을까.
김윤석은 "염정아 씨는 '오래된 정원'의 한윤희가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있었다"며 "염정아 씨가 영화에서 얼마나 빛이 나고 가치 있는 사람인지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전 결과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김소진을 두고는 '초능력자'란 영화에서 단역으로 나왔을 때부터 장만옥을 닮았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장만옥을 닮았지만 김소진 배우가 훨씬 더 매력 있다"며 웃은 김윤석은 "김소진 배우가 다양한 영화에서 보여준 느낌을 미희 캐릭터에 담아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미성년'에서 각각 영주, 미희 역을 연기하는 배우 염정아와 김소진 (사진=이한형 기자)
염정아는 "김윤석 선배의 첫 연출작이어서 선택했다"면서 "첫 촬영 날 굉장히 긴장했다. 감독님이 배우로서 제가 가짜 연기를 하면 알아보실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김소진은 "김윤석 감독님이자 선배님의 글이 누군가의 삶을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했다"며 "이 작품을 위해 굉장히 오랫동안 준비하셨다는 얘기를 듣고, 진심 어린 생각과 고민에 대해 신뢰감이 컸다"고 말했다.
김혜준과 박세진은 500:2의 경쟁률을 뚫고 '미성년'에 합류했다. 김윤석은 "오디션이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응시하는 분들도 본인 실력을 발휘하고 보는 사람도 진가를 알아보는 자리가 될까 싶었다"며 "저는 대화를 선택했다. 서류 심사에서 한 달 넘게 오디션을 본 후 이렇게 보석 같은 두 배우를 캐스팅했다"고 부연했다.
김윤석은 "연기하는 머리와 연출하는 머리가 굉장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는 그날 분량이 끝나면 잠깐 휴식이 있는데 감독은 그렇지 않고 계속 끝까지 생각해야 하더라"라며 "저 또한 새로운 도전이 두렵고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윤석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미성년'은 오는 4월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