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회순례, 오늘은 인천광역시 남구에 위치한 주안농아인교회를 소개합니다.
40년 전 청각장애인 선교에 뜻을 둔 한 호주 선교사의 기도가 농아인들이 주체적으로 모이는 신앙공동체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최경배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인천 주안역 인근에 위치한 주안농아인교회.
주일 오전 예배에 앞서 난타 연습이 한창입니다.
(현장음)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들이 박자에 맞춰 난타 공연을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교회 창립 40주년 공연을 위해 집중해서 연습에 임하고 있습니다.
1979년 호주에서 온 네빌뮤어 선교사가 농아인 4명을 모아 첫 예배를 드리면서 시작된 주안농아인교회는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았습니다.
주안농아인교회는 김용환 담임목사를 비롯해 출석하는 80여명의 교인들 대부분이 농아인입니다.
성경봉독과 찬양, 설교에 이르기까지 모든 예배가 수화로 진행됩니다.
(성경봉독 / 창세기 32장 25절)
“자기가 야곱을 이기지 못함을 보고 그가 야곱의 허벅지 관절을 치매 야곱의 허벅지 관절이 그 사람과 씨름할 때에 어긋났더라?”
40년 전 주안농아인교회가 세워지기 전까지 인천에서 농아인을 위해 교회를 세우려던 시도가 12차례나 있었지만 모두 실패할 만큼 농아인들의 신앙공동체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장애인들을 섬기기로 다짐한 네빌뮤어 선교사 부부의 인내와 헌신이 있었기에 주안농아인교회가 세워질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용환 목사 / 주안농아인교회 담임
“그 때 모든 농아인들은 비웃었대요. ‘한국사람도 아닌 농아인이 여기와서 너가 무슨 선교를 하겠냐’라고 비웃고 욕을 했대요. ‘얼마 못참고 갈꺼야’라고 사람들이 얘길했는데, 끝까지 참아낸거에요. 그래서 1년 지나도 2년 지나고 3년 지나면서 사람들이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4명으로 시작된 교회는 40년이 지난 지금 80명이 넘는 교회로 성장했지만, 교회 재정은 그리 넉넉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큰 교회에 속한 한 부서가 아니라 농아인들 스스로 신앙공동체를 꾸려 간다는 자부심은 상당합니다.
[인터뷰]
김미숙 전도사 / 주안농아인교회
“‘왜 독자적으로 농인 교회를 운영하고 있느냐?’고 말하는데. 그렇다면 청인 교회에 농인들이 들어가면 정말 부서에서 작은 일을 하거나 아니면 도움만 받을 수 있을 거에요. 그런데 저희 농아인교회 성도들은 스스로 독립해서 모든 것을 농아인들이 합니다. 그래서 농인들은 우리 교회에 다니는 것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농아인들 스스로 40년 동안 공동체를 일궈온 주안농아인교회는 흩어져 선교하는 교회가 되겠다는 비전을 품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용환 목사 / 주안농아인교회 담임
“(흩어지는 교회가 되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 나라에 아직 농아인 교회가 세워지지 못한 곳이 많이 있습니다. 그곳을 도와서 선교사를 파송하고 그곳에 교회를 세우는 일을 비전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신체적 한계 속에서도 40년 동안 하나님을 찬양해 온 주안농아인교회 성도들의 기도가 선교의 열매로 이어지길 기원합니다. CBS뉴스 최경배입니다.
(장소) 주안농아인교회 / 인천시 주안동
(영상취재 / 최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