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비핵화 협상을 놓고 북미 간 팽팽한 기 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북제재의 현실에 대한 여당 중진의원의 감성적 호소가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4선) 의원은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상대로 대북제재 현황을 질의했다.
송 의원은 먼저 유엔 안보리 제재로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 상한선이 연간 50만 배럴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하루에만 255만 배럴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경제가 아무리 작다고 해도 2500만이 사는 나라인데 (이렇게 적게 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 다 죽이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가 사담 후세인 집권 당시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도 유엔 제재를 받긴 했지만 이 정도 수준까지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엔 세계식량기구(WFP)가 북한 영유아들에게 제공하는 영양 비스킷 1개를 꺼내 보여주면서 강력한 대북제재 분위기에 막혀 인도적 지원조차 힘든 현실을 개탄했다.
“탈북자들을 보면 얘기 안 해도 알겠더라. 키가 너무 작아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는 대목에선 마음이 울컥한 듯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그는 “다 통일돼야 할 한 식구 아닌가”라고 말을 이은 뒤 “왜 (인도적 대북지원) 집행을 못하나. 통일부에서 신청은 해봤나.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하고 있다면 모를까 하지도 않는데 이런 것조차 안 하면서...”라고 따지듯 말했다.
이에 대해 조명균 장관은 “말씀하신 것 공감한다. 2년 전에 협의를 마치고도 아직까지 국제사회를 통해서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말씀 드린다”고 겸허한 표정으로 답변했다.
정부는 지난 2017년 9월 유니세프와 WFP 등에 남북협력기금 800만 달러를 공여하는 안을 의결했지만 집행이 미뤄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