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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 부모살해, 미스터리 의혹들

사건/사고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 부모살해, 미스터리 의혹들

    채무 관계라고 주장하면서도 5억원 훔쳐 달아나
    계획된 범죄이면서도 CCTV 앞에서 버젓이 범행
    고용된 중국동포 범행 직후 중국 칭다오로 출국

    (사진=연합뉴스)

     

    불법 주식거래 및 투자유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른바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씨 부모 피살사건의 피의자가 검거됐지만 그의 범행 동기와 과정 모두 의문투성이다.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피의자의 주장과 달리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으로 보이는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된 반면, 범행이 발각될 빌미도 제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범행 후에는 시신을 냉장고와 장롱에 숨기고, 다음날 시신이 든 냉장고를 이삿짐센터를 이용해 인적이 드문 창고에 옮긴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 계획범죄로 드러나는 정황들…사라진 5억원의 행방은?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중국동포 3명과 함께 안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외출에서 돌아온 이씨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김모(34)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범행 후 어머니 황모(58)씨의 시신을 장롱에, 아버지 이씨(62)씨의 시신은 냉장고에 각각 유기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집 안을 깨끗이 치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집안에 보관중인 5억원도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금 5억원이 있었고 작은 아들의 승용차를 판 대금을 아버지가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고용한 공범 3명은 범행 직후 인천공항을 통해 이날 오후 11시51분 중국 칭다오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범행 이튿날인 지난달 26일 오전 이삿짐센터를 불러 이씨의 아버지 시신이 든 냉장고를 베란다를 통해 밖으로 빼낸 뒤 자신이 임대한 평택의 한 창고로 옮기기도 했다.

    ◇"빌려준 2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해 범행"…범행 동기 납득 어려워

    기자 질문 받는 '청담동 주식부자' 이 씨. (사진=연합뉴스)

     

    피의자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 부부가 자신에게 빌려간 2000만원을 돌려주지 않아 다툼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무관계가 범행 동기라는 주장인 셈이다.

    김씨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경호 목적으로 공범 3명을 고용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고작 2000만원을 돌려받기 위해 이들을 고용했다는 주장은 그대로 납득하기 어렵다.

    겉으론 경호 목적이라고 했지만 이들이 범행 당일 중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보면 사전에 살인사건에 동원된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 크다.

    또 공범인 중국동포 3명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 평택 창고 임대료 등을 피의자 김씨가 부담했다고 감안하면 현금을 노린 범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 3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해 국내 송환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이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국내에 터를 잡고 살아온 조선족들"이라고 설명했다.

    ◇ CCTV에 남은 피의자들…경찰 모든 가능성 열고 수사

    지난달 25일 오후 3시50분쯤 김씨를 비롯한 피의자 4명이 이씨 부부의 아파트로 들어가는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범행을 숨기기 위해서는 CCTV를 피해야 하는 것이 상식적이지만 이들은 대낮에 한꺼번에 이씨 부부의 아파트에 침입해 살인을 저질렀다.

    피의자 김씨는 CCTV 추적을 통해 사건 발생 보름만인 지난 17일 수원시 연무동의 한 편의점에서 잠복중인 경찰에 붙잡혔다. CCTV에 찍힌 차량이 단서가 됐다.

    경찰은 김씨가 이씨 부부와 실제로 돈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김씨 등의 휴대전화와 은행 계좌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이희진 씨와 관련이 없다고 진술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하고 있다"면서 "오늘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희진 씨는 증권전문 증권 관련 방송에 출연해 자신을 투자전문가로 소개하며, 자신의 블로그나 SNS에 청담동의 고급 주택과 수입차들을 과시해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렸다.

    그러나 이씨는 유사수신 행위를 통해 240억원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18년 4월 1심에서 징역 5년, 벌금 200억원, 추징금 130억원을 선고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이씨의 동생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100억원이 선고됐으며, 이씨의 동생은 구속기한 만료로 지난해 말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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