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 구성윤. (박종민 기자)
축구대표팀에는 늘 3명의 골키퍼가 포함된다.
하지만 출전 명단(18명)에 드는 것은 2명이다. 2명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실제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치른 12경기에서 김승규(빗셀 고베), 조현우(대구)만 출전했다.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은 매번 벤투 감독의 호출을 받았지만, 한 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흔히 말하는 3번째 골키퍼다.
김진현은 2012년 5월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A매치에 데뷔했다. 이후 1월 아시안컵까지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했다. 하지만 대표팀에 뽑혔던 기간에 비하면 출전은 16경기가 전부다. 2015년 1월 아시안컵 외에는 늘 3번째 골키퍼였다.
김진현은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줄 시기라는 판단을 내렸다.
벤투 감독은 김진현의 자리에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을 호출했다. 구성윤은 2015년 7월 동아시안컵과 해외파로만 꾸려진 2017년 10월 A매치 때 대표팀에 발탁된 경험이 있지만,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다. 벤투 감독 부임 후에는 첫 발탁.
구성윤은 "오랜만에 대표팀에 들어와서 뭔가 더 설렌다"면서 "벤투 감독님 부임 후 처음 불려왔다. 정말 오랜만이라 더 설레고, 더 새로운 마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현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생긴 자리다. 특히 구성윤은 2013년부터 2년 동안 김진현과 세레소 오사카에서 한솥밥을 먹은 경험이 있다. 이번 명단 발표 후에도 김진현이 먼저 전화를 걸었다.
구성윤은 "진현이 형과 세레소 오사카에 있을 때부터 친했다. 가끔 전화도 한다"면서 "이번에 명단 발표 후에도 진현이 형이 먼저 전화를 했다. 잘하고 오라고,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항상 전화할 때마다 조언을 해주는데 감사하다"고 말했다.
녹색 옷을 입은 3명의 골키퍼. (박종민 기자)
구성윤은 3번째 골키퍼다. 여전히 김승규, 조현우의 벽은 높다.
하지만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소속팀 콘사도레 삿포로에서도 벤투호 색깔과 비슷한 빌드업 축구를 하는 만큼 자신감도 있다.
구성윤은 "나에게는 기회다. 벤투 감독님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나에 대한 어필을 하고 싶다. 지금까지 대표팀에 왔을 때마다 자신 없게 했는데 이번 만큼은 후회 없이 하고 싶다"면서 "소속팀도 골키퍼부터 짧은 패스로 상대 진영까지 만들어가는 전술을 하고 있기에 비슷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훈련을 해봐야 알겠지만, 큰 어려움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