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결정전 진출은 했는데…'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이 GS칼텍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풀세트 접전을 벌이면서 체력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흥국생명과의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이 최대 고비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도로공사가 천신만고 끝에 챔피언 결정전 무대에 올랐다.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치면서 얻어낸 값진 결과물. 하지만 체력 소진이라는 고민이 생겼다.
도로공사는 플레이오프에서 GS칼텍스와 V-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를 펼치며 상위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풀세트 접전이 벌어졌다.
특히 도로공사는 3차전에서 대역전극을 펼쳤다. 1, 2세트를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던 상황에서 3~5세트를 내리 따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GS칼텍스와는 4경기 연속 5세트 경기를 펼친 도로공사다. 6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3-2로 이긴 데 이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풀세트 끝에 웃었다. 2차전에서는 5세트에서 패했고 안방으로 돌아온 3차전에서 각본 없는 드라마를 써냈다.
이겼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가뜩이나 연령대가 높은 선수를 많이 보유한 도로공사는 매 경기 풀세트 접전으로 인해 체력이 바닥났다.
오는 21일 흥국생명과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을 치러야 하는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의 최대 고민도 체력이다. 그는 "우리는 경기를 꾸준히 치렀기 때문에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흥국생명보다 유리하다"라면서도 "하지만 선수들의 힘이 빠져서 걱정이다"라고 털어놨다.
'너무 힘들어요…' 한국도로공사의 살림꾼 문정원도 체력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선수들 역시 체력 소진을 토로했다. 토종 에이스 박정아는 체력 상태에 대해 "마음으로는 100점인데 몸은 0점이다"라는 말로 몸이 지쳐있음을 설명했다.
문정원은 "너무 힘들어서 죽을 것 같다. 2차전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3차전에서는 발이 안 움직였다"고 전했다.
팀 내 최고참 이효희는 베테랑답게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선수들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손가락 부상도 안고 있는 그는 "아직 토스할 때 통증이 있다. 팀이 낭떨어지로 몰린 상황이라 참고 뛰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체력은 감독님이 잘 조절해주고 있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다. 힘든 티를 내서도 안 된다는 생각이다"라고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김종민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을 고려해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 백업 선수들의 선발 기용을 시사했다. 그는 "전체 선발을 백업으로 나서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갈 생각이다. 1차전에서 무리했다가 2차전을 망칠 수 있다. 여러 부분을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