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리는 이희진 씨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모 씨가 20일 오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안양동안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씨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동포 3명이 범행 현장을 빠져나가 중국으로 출국하기까지는 6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들은 범행 직후 자신들의 주거지에서 짐을 꾸린 뒤 공항으로 이동해 출국했고, 경찰은 이들을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강도·산인 등의 혐의로 A(33)씨 등 중국동포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구속된 주범격 피의자 김모(34)씨와 함께 지난달 25일 안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이씨 부모를 살해하고, 5억 원이 담긴 돈 가방을 강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이 사건 당일 범행 현장을 벗어나 중국으로 도피하기까지는 6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A씨 등은 지난달 25일 오후 6시 10분쯤 이씨 부모의 집을 빠져나와 자신들의 주거지가 있는 인천 간석동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짐을 꾸린 이들은 오후 8시 34분쯤 중국 칭다오행 항공권 3매를 예매한 뒤 곧장 공항으로 이동하며 주거지 관리인에게 전화를 걸어 월세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인천공항에 도착한 A씨 등은 오후 11시 51분쯤 중국 칭다오로 출국, 사실상 경찰 수사망을 빠져나갔다.
체포영장을 발부 받은 경찰은 이들을 검거하기 위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할 방침이다.
인터폴의 8가지 수배 유형 중 가장 강력한 단계인 적색수배는 해외로 도피한 범죄 용의자의 체포를 해당 국가에 긴급히 요청하는 것으로 체포영장이 있어야만 요청할 수 있다.
경찰은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중국 공안이 A씨 등의 신병을 확보하면 국제사법공조를 거쳐 이들을 국내로 송환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주범격 피의자 김모씨는 "이씨 부부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공범들이 이씨 아버지에게 둔기를 휘두르고 어머니를 목을 졸랐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경찰은 김씨가 공범들이 달아난 점을 이용해 이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자신이 받고 있는 강도·살인 혐의를 축소하려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25일 중국동포 3명과 함께 안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이씨 부모를 살해하고 시신을 냉장고와 장롱에 각각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이혜민 영장전담판사는 지난 20일 "증거 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