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기대주 임은수.(자료사진=윤창원 기자)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기대주 임은수(16·신현고)를 스케이트 날로 고의성 짙은 가격을 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피겨 선수 머라이어 벨의 남자 친구 등이 고의성을 부인하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벨은 임은수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고, 갈등이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임은수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20일 "임은수가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공식 훈련을 소화하는 도중 벨의 스케이트날 토 부분에 종아리를 찍히는 사고를 당했다"고 전했다. 임은수는 상처 주변이 부어 치료를 받았다.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본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언뜻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임은수가 링크에 있는 선수의 동선을 방해하지 않도록 사이드에 최대한 붙어 이동 중이었고, 벨이 임은수의 뒤쪽에서 다가온 것을 감안하면 고의성이 다분한 가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임은수가 미국 LA에서 같은 코치, 같은 링크, 같은 훈련 세션을 둔 벨로부터 수개월 동안 고의적 훈련 방해를 받았고, 세계선수권 출발 직전에도 폭언을 했다고 덧붙였다.
올댓스포츠는 "이번 사고가 공식 훈련에서 나올수 있는 경미한 일이 아니라고 보고 벨의 고의성에 대해 대한빙상경기연맹을 통해 해당 연맹측에 공식항의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임은수는 이날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출전을 강행해 40명 출전 선수 중 5위에 올랐다. 기술점수(TES) 40.43점, 예술점수(PCS) 32.48점을 합쳐서 72.91점을 얻어 기존 쇼트프로그램 개인 최고점 69.78점을 3점 이상 경신했다.
벨과 친분이 있는 남자 피겨 선수들이 SNS를 통해 벨이 임은수를 고의로 가격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내용.(사진=SNS)
이에 벨 측도 반론을 제기했다. 벨의 남자 친구이자 프랑스 피겨 선수인 로멩 퐁사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그런 거짓말로 경쟁자를 무너뜨리려는 스케이터를 믿을 수 없다"면서 "세계선수권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사이의 완벽한 시기"라고 꼬집었다.
벨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담 리폰(미국)도 SNS를 통해 "이건 낚시용 뉴스(미끼)"라면서 "(둘이 훈련하는) 링크에 수차례 갔지만 누굴 괴롭히는 사람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식 훈련에서는 단순한 사고였을 뿐"이라면서 "사건을 키우고 루머를 만들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에 빙상연맹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항의했다. 연맹은 21일 "선수 측 의사에 따라 연맹 현장 파견 팀 리더를 통해 ISU 코디네이터에게 항의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식 항의 절차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연맹은 "연맹 간 공식적인 항의 절차를 위해서는 고의성에 대한 충분한 근거자료가 확보되어야 하기 때문에 해당 훈련 영상 및 진술 등 자료 확보를 위한 수집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ISU는 이와 관련해 21일 한미 선수단 관계자를 소집, 회의를 열었다. 미국 선수단 관계자는 "벨이 임은수와 충돌에 대해 고의성이 없었으며, 훈련 음악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진행하지 못했던 사과를 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밝혔다.
연맹은 "올댓스포츠는 이를 받아들였다"면서 "다만 두 선수 모두 오는 22일 프리스케이팅을 앞둔 만큼 경기 후 만나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