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했어' KB 박지수(19번)가 21일 삼성생명과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승기를 잡자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청주=WKBL)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1차전이 열린 21일 충북 청주체육관. 두 팀 사령탑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안덕수 청주 BK 감독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고, 임근배 용인 삼성생명 감독은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럴 만했다. KB는 정규리그 우승 뒤 지난 10일부터 열흘 이상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챔프전에 대비했고, 삼성생명은 챔프전 7연패를 노리던 아산 우리은행과 플레이오프(PO)에서 3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치렀다. PO의 스타 김한별은 3차전에서 코뼈 골절상을 당하기도 했다.
안 감독은 "오늘 1차전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4쿼터 막판 파울 트러블에만 걸리지 않으면 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정상적인 전력이라면 승산이 있다는 것. 정규리그에서 삼성생명에 5승2패로 앞선 자신감이 엿보였다.
반면 임 감독은 "아무래도 선수들의 체력이 걱정"이라고 근심섞인 표정을 지었다. 다만 선수들의 투혼에 기대를 걸었다. 임 감독은 "김한별도 부상이 있지만 본인이 보호대도 없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과연 KB의 자신감은 근거가 있었다. 삼성생명 역시 투지를 살렸지만 지치고 아픈 몸을 정신력만으로 극복하기는 어려웠다.
전반 KB는 확실한 우세를 보였다. 최장신 센터 박지수(196cm)가 양 팀 최다 15점 7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골밑을 장악했다. KB는 리바운드에서 17 대 9로 상대를 압도했다. 외곽에서는 심성영이 3개, 카일라 쏜튼이 2개의 3점포로 지원 사격했다.
삼성생명은 김보미가 3점슛 6개 중 4개를 꽂으며 추격을 이끌었다. 김한별도 이전 경기에서 얻은 코뼈 골절상에도 전반 양 팀 최다 6도움(6점)으로 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전반 42 대 52 열세를 안아야 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을 누른 삼성생명의 기세도 대단했다. 삼성생명은 3쿼터에만 3점슛 2개를 포함해 18점을 쏟아부은 티아나 하킨스를 앞세워 7점 차로 추격했다. 4쿼터 7초 만에 하킨스의 2점으로 66 대 71, 5점 차까지 쫓았다.
그러나 KB의 벽은 높았다. 박지수가 이어진 공격에서 곧바로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골밑슛과 함께 하킨스의 파울까지 얻어내는 3점 플레이로 8점 차로 달아났다. 이어 카일라 쏜튼의 3점포까지 두 자릿수로 점수 차를 벌렸다.
결국 KB가 97 대 75 승리를 거뒀다. 5전3승제 시리즈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박지수는 이날 38분38초를 뛰며 양 팀 최다 26점 13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맹활약했다.
다만 KB는 박지수가 이미 승부가 갈린 경기 막판 오른 발목을 접질려 실려나간 게 아쉬웠다. 두 팀은 하루를 쉰 뒤 오는 23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