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은 기축통화국과 신흥국에 대한 투트랙 글로벌 전략, 채용 때부터 정보기술 인력을 확충하는 방식의 디지털 전략을 제시했다.
진 행장은 26일 신한은행 본점에서 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거창하게 슬로건을 내걸기보다는 작은 것부터 한걸음씩 시작하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글로벌 전략과 관련해 "기축통화 지역과 국가경제가 발전하고 금융이 팽창하는 신흥국가의 투트랙으로 전략을 전개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본에 진출한 SBJ신한은행에서 경영성과를 낸 바 있는 진 행장은 IMF외환위기와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원화의 통화안정성 취약 탓에 손실이 컸던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축통화지역 글로벌 전략은 그 지역에서 통화를 조달하는 전략이어야 한다. 분명히 똘똘한 채널을 하나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 행장은 신흥국 전략에 대해서는 "발전 가능성 있는 곳에 집중투자해서 그 지역의 초격차를 이뤄내야한다. 특히 베트남에는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한국계 은행끼리의 경쟁보다는 현지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형태와 규모를 갖춰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행장은 디지털 전략에 대해서는 "직원들과 같이 논의하고 있는 내용은 디지털 인력들이 유목민이 되려는 자세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진정한 디지털로 가려면 채용방식도 바뀌어야 되지 않나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상경계 출신자를 뽑아 전환배치를 통해 IT인력을 양성했다면, 앞으로는 IT인력을 뽑아서 영업사원으로 전환하는 정도의 발상전환이 돼야 한다"며 "올해 채용부터 변화를 가져야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진 행장은 자영업자 지원 의지도 내보였다. 그는 "최저임금 시행 이후에도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자영업자에는 대출금리를 0.2% 인하하는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라며 "자영업자가 살지 않으면 전체 국가경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지원을 최대한 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진 행장은 또 "재무적으로 이익을 더 냈다고 그 은행이 리딩뱅크인가,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진정한 리딩뱅크'를 강조했다. 그는 "입사 초 연수과정에서 '진정한 상인은 상대의 이익을 보장하면서 자기 이익을 추구한다'는 가르침을 들었다"며 "은행은 고객의 자산을 증식시키는 과정에서 이익이 실현된다. 앞뒤가 뒤집혀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3인터넷전문은행 토스컨소시엄에서 이탈한 데 대해서는 "조율이 잘 안돼 이탈했는데, 토스가 현재 사업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뒷이야기는 당분간 저희가 하지 않는 게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