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윤창원기자
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장관 후보자가 26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간 박사과정' 이수 의혹과 관련해 머리를 숙였다. 박 후보자는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지난 1999~2001년까지 3년 간 한양대 박사과정 야간수업을 들었다고 했지만, 해당 답변에 대해 추궁에 사과했다.
자녀들에게 준 용돈과 관련 세금탈루 의혹이 불거지자 청문회를 하루 앞둔 지난 25일 증여세 6500만원을 납부한 것에 대해선 "증여세 대상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위장전입 논란에 대해선 실제 거주하지 않았단 점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은 이날 박 후보자에게 "당시 박사과정 수업에 잘 참석했다고 하는데, 주간수업과 근무시간이 다수 겹친다"며 "9학점을 이수한 2000년도 1학기 39번, 6학점을 이수한 2001년에 26번이나 근무지를 이탈한 셈"이라며 징계 여부를 캐물었다.
해당 질의 관련 초반에 박 후보자는 '연차'나 '조퇴'를 활용했다면서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김 의원의 추가 질의가 재차 이어지자 그는 "연차를 활용했다고 말씀드렸지만 의원님 말씀을 충분히 유념하겠다"며 "다른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이 한양대에서 제출받은 수강 자료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2000년 1학기에 '관광산업정책세미나'(화 12:30~14:00), '관광산업환경분석'(수 10:00~11:30), '관광개발세미나'(금 12:00~13:30) 등 각 3학점 과목을 수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1년 1학기에도 '관광경제연습'(월 15:00~18:00), '호텔품질경영전략'(화 17:00~20:00), '축제와 이벤트론'(금 17:00~20:00) 등 근무시간과 겹치는 강의를 이수한 바 있다.
자신이 자녀들에게 준 용돈과 관련 뒤늦게 납부한 증여세에 대해선 과세 대상 여부를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는 자신의 둘째 딸(31)은 1억 8000만원, 셋째 딸(26)은 2억원 상당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에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자녀들이 각각 소득에 비해 예금 보유가 과도해 박 후보자의 증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그는 "6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둘째 딸은 같이 살고 있고, (제가) 저축 일부를 도왔다"며 "딸은 생활비를 내지 않고 급여를 받으면 거의 저축을 해왔다"고 해명했다.
야당 의원들이 '자녀에게 준 돈의 누적액이 5000만원을 넘을 경우 증여로 간주된다'고 지적하자 박 후보자는 "가족경제공동체처럼 살아와서 증여 대상 여부를 몰랐다"며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돼 청문회 하루 전 25일 6500만원을 납부했다"고 말했다.
앞서 박 후보자의 셋째 딸은 홍콩 소재 글로벌 금융사 소속으로 억대 연봉을 받고 있음에도, 박 후보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해 건보료 '무임승차'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자신의 아내와 자녀들 위장전입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박 후보자의 아내와 자녀들은 지난 1987년부터 2004년까지 총 6차례 주소지를 옮겼는데 이 중 4차례에 대해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당 염동열 의원은 "박 후보자의 위장전입, 세금탈루 등이 결격 사유가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사실대로 말하면 장관 역할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위장전입 사실을 인정하면서 "피치 못할 사정으로 실제 거주를 하지 않은 것은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선 적극 반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2016년 중앙대 학술세미나에서 발제한 박 후보자의 자료는 법학논문집에 담겨 있다"며 "하지만 이 논문은 한국문화정책연구원 박영정 연구원의 '예술인 정책 체계화 방안' 연구 보고서를 대부분 무단 전제하거나 표현만 바꿨다"고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논문이 아닌 축사 겸 기조강연이라 직접 논문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차관 재직시절 부탁을 받아 강연을 했는데 학교에서 집어넣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학술지 게재 여부 등을 꼼꼼히 챙기지 못한 점은 제 불찰"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