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을 위해 FA 시장 최대어인 전광인을 품은 현대캐피탈. 전광인은 챔피언 결정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현대캐피탈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전광인 너 (현대캐피탈에) 왜 왔어. 계속 이런 식으로 해봐."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지난해 9월 13일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한국배구연맹(KOVO)컵 조별리그 2세트 경기 도중 작전 타임 때 전광인을 꾸짖었다.
전광인은 1세트 3득점 공격 효율 16.7%에 머물렀고 2세트 작전 타임을 부르기 전까지 1점을 더 추가하는 데 그쳤었다.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로 우승 갈증을 풀고자 현대캐피탈의 유니폼을 입은 전광인이기에 기대감도 적잖았다. 그러나 KOVO컵에서의 활약은 분명 아쉬웠다.
최 감독의 말에는 '이렇게 해서 네가 원하는 우승을 하겠나'는 뜻이 담겨있었다. 자칫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전광인이를 이를 더 성장하는 밑거름으로 삼았다. 올스타전에도 유니폼에 '배구하러 온 전광인'이라는 별명을 달고 나서며 최 감독의 물음을 '배구'로 답한 전광인이다.
전광인은 정규리그에서 공격 종합 5위(52.97%), 서브 10위(세트당 0.308개), 득점 10위(466점)를 기록했다. 또 수비 1위에 오르며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문성민을 비롯해 이승원, 신영석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할 때도 전광인은 코트를 지키며 현대캐피탈을 지탱했다.
현대캐피탈 전광인이 2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전광인의 진정한 가치는 가장 중요한 순간 빛났다. 자신의 첫 챔피언 결정전 무대에서 존재감을 뽐낸 것이다.
대한항공과 치른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팀 내 최다인 2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현대캐피탈의 짜릿한 승리를 견인했다. 공격 성공률은 60%를 넘어섰다.
2차전에서는 11득점에 공격 성공률 50%를 기록했다. 1차전에 비해 부족한 활약이었지만 체력적인 부담감을 이겨내고 팀의 승리를 확정하는 마지막 득점을 만든 이가 전광인이다.
활약은 이어졌다.
전광인은 26일 안방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선발 출전해 팀의 완승에 힘을 보탰다.
1세트 5득점을 챙기고도 정교함에서 아쉬움을 남긴 전광인은 2세트 6득점 공격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완전히 살아났다. 블로킹도 3개나 기록하는 등 수비에서의 모습도 좋았다.
전광인은 이날 20득점 공격 성공률 53.5%로 현대캐피탈이 2년 만에 정상을 차지하는 데 일조했다.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친 전광인은 챔피언 결정전 MVP로 선정되며 기쁨이 더했다.
우승을 위해 전광인에 투자한 현대캐피탈. 그 선택을 옳았고 전광인은 최 감독의 물음에 우승으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