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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썬키스 패밀리', 사랑꾼 '부부'를 보는 신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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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썬키스 패밀리', 사랑꾼 '부부'를 보는 신선함

    [노컷 리뷰] 아홉 살 막내의 눈으로 바라본 가족
    19금으로 가지 않아 오히려 더 재미있고 보기 편한 코미디
    로맨틱한 부부로 변신한 박희순-진경
    이고은, 눈에 띄는 마스크와 연기 돋보여

    27일 개봉한 영화 '썬키스 패밀리'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결혼한 지 20년이 됐는데도 여전히 참새처럼 쪽쪽 입을 맞추고, 서로를 향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부부. 엄마 아빠 방에서 나는 '삐그덕 쿵' 소리가 어느 순간 멈추자 본능적으로 위기를 직감한 막내딸. 민감한 신체적 고민을 나눌 수 있을 만큼 열린 가족.

    사랑으로 감싸고 격려하며 때론 건강한 질책과 조언이 오가는 게 가장 바람직한 가족의 모습이라면, '썬키스 패밀리'는 완벽하진 않아도 이상향에 가까운 가족을 보여준다.

    27일 개봉한 영화 '썬키스 패밀리'(감독 김지혜)는 시작부터 독특하다. 성인이 된 첫째부터 아홉 살 막내까지 삼남매를 낳은 준호(박희순 분)와 유미(진경 분) 부부의 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서로를 바라보는 부부의 사랑스러운 눈빛과, 이 상황이 너무 익숙하다는 듯 태연한 가족들의 반응이 대조돼 웃음이 절로 나온다.

    '썬키스 패밀리'에서 가장 신선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원수 집안도 아니고, 불륜 관계도 아니고, 혹은 성인-미성년자도 아닌, 오래 함께 산 부부가 여전히 애정표현을 서슴지 않는 '사랑꾼'이라는 것.

    처음엔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많은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가족', 특히 '부부'는 위태롭거나 반목하거나 간신히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자주 그려졌기 때문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만이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기혼 남성 출연자들이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거나 결혼하지 말라며 손사래치며 낄낄대는 장면이 얼마나 숱하게 나왔던가. 아내를 존중하고 사랑을 쏟는 출연자는 공공의 적처럼 두고 웃음의 소재로 삼았던 적은 또 얼마나 많았나.

    물론 화목하기만 하고 아무 갈등이 없다면 이야기가 진전되지 않았을 것이다. 준호의 어릴 적 동네 친구인 미희(황우슬혜 분)가 옆집으로 이사 오면서 불안한 기운이 감지된다.

    준호-유미 부부와 딸 진해(이고은 분), 미희가 같이한 자리에서부터 보는 사람을 아슬아슬하게 하는 상황이 나오기 때문이다. 아무렇지 않게 미희의 팔목을 잡는 준호를 보고 철렁한 사람이 나뿐은 아니었으리라.

    준호는 오랜만에 만난 여자 사람 친구 미희와 '선'을 넘었을까? 영화는 이 부분에 관해 뚜렷하게 노출하진 않는다. 어느 정도는 보여주지만, 나머지는 상상에 맡긴다. 영화 후반까지 궁금증을 가지고 간다는 점에서 영리한 연출로 보였다.

    '썬키스 패밀리'에서 20년차 부부로 호흡을 맞춘 배우 박희순과 진경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늘 '죽고 못 사는 사이'였던 엄마 아빠가 예전 같지 않자, '가족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작전을 펼치는 진해는 '썬키스 패밀리'의 핵심이다. 귀엽고 아기자기하면서 의외의 웃음을 유발하는 캐릭터는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산뜻하게 만든다.

    아예 더 '야하게' 가서 관객을 끌어모으자는 제안과 회유 속에서도 뚝심 있게 '15세 관람가'를 유지한 '썬키스 패밀리'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섹시 코미디'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 영화만의 순수함과 엉뚱함이 힘을 잃었을 것이다.

    영화 '마녀', 'V.I.P.', '남한산성', '1987' 등 카리스마가 강조된 캐릭터를 자주 맡아 온 박희순이 하트 뿅뿅한 눈을 지닌 준호로, 진경이 '하나뿐인 내편'에 이어 소녀 같고 사랑스러운 유미로 변신해 새로운 재미를 준다.

    진지한 상황에서도 능청스러움을 잊지 않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인 첫째 철원 역의 장성범도 '썬키스 패밀리'에서 비로소 제대로 발견한 신예다. 걸그룹 씨스타 출신의 윤보라는 무뚝뚝하고 불만 많은 둘째 경주 역을 어색함 없이 연기했다.

    '썬키스 패밀리'의 귀염둥이 이고은은 말할 것도 없다.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예쁜 얼굴과 뛰어난 연기력으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는다. 하는 말도 행동도 인생 2회차 같은 '애늙은이'로 기울지 않고, 아이들만이 할 수 있는 기발하고 재미있는 생각을 펼쳐내 웃음 짓게 한다.

    유미와 진해에게는 불편하고 거슬리는 존재로, 준호에게는 어쩐지 유혹적인 존재로 비치는 미희 역의 황우슬혜는 이 작품에서도 자신만의 코믹 연기를 아낌없이 선보인다.

    이 밖에도 경주를 향한 순정을 간직한 카페 주인 양사장 역의 정상훈과 진해에게 꼼짝 못 하면서 진해의 작전을 돕는 동식 역의 임한빈까지 누구 하나 허투루 연기하는 배우가 없다.

    봄 극장가에 어울리는, 편하게 볼 수 있는 코미디로 곁에 있는 가족의 의미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2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5분.

    엄마 아빠에게 닥친 위기를 해결해나가는 막내딸 진해 역을 맡은 배우 이고은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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