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회장 (사진=KT)
지난해 통신구 화재사고로 통신대란을 일으켰던 KT가 '2018년 경영성과'를 최우수 등급인 94.86점으로 평가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런 평가기준에 따라 황창규 회장 등 경영진은 성과급 등을 받게 된다.
KT새노조는 "각종 사고를 일으킨 경영진이 최우수 평가로 거액의 성과급을 챙겨가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황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내 경영평가보상위원회가 지난해 경영목표 대비 실적을 평가한 결과 94.86점을 받았다"며 "경영성과는 서비스매출, 핵심사업 매출, 영업이익 등으로 구성된 결과형 지표와 핵심 및 성장형 사업 한계 돌파, 미래사업 혁신 한 단계 업그레이드, 국민기업의 사명과 책임 확대 등으로 구성된 과정형 지표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경영성과 평가는 전략기획실이 경영목표와 평가를 제출하면, 이사회 내 평가보상위원회가 의결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KT새노조는 "지난해 KT는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로 통신대란을 일으키고, 상품권을 현금화해 임원 이름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준 게 불거졌으며, 채용비리 사건이 불거지는 등 사상 최악의 경영실패의 해로 평가받고 있다"며 "최고경영자에게 최우수 평가를 줘 거액의 성과급을 챙겨가게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KT새노조는 전날 '이슈리포트 : 황의 반칙 보고서'를 통해 "직원을 평가하는 잣대로 황창규 회장의 지난해 경영성과를 평가하면 5개 등급 가운데 끝에서 두 번째 등급에 해당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일부 주주들도 "황창규 퇴진", "황창규를 감옥으로" 등 구호를 외쳤다.
한편 KT는 이날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상정된 5개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의결했다.
재무제표 승인에 따라 배당금은 전년보다 100원 증가한 주당 1100원으로 확정했고, 배당금은 다음달 26일부터 지급한다. 정관에는 주식과 사채 등의 전자 등록 의무화에 맞춰 관련 근거를 반영했다.
사내‧외 이사는 각각 2명씩 총 4명이 새롭게 선임됐다.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이동면 사장과 경영기획부문장 김인회 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ICT 전문가인 유희열 부산대학교 석좌교수와 글로벌 거시경제 전문가인 성태윤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교수도 사외이사로 참여한다.
황 회장은 특히 "올해 과제 중 중요한 하나는 차기 CEO를 준비하는 것"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진행하고, 준비한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이번에 선임된 신임 이사 모두 '황창규 체제'를 더욱 견고히 하려는 의도에서 선임됐다는 분석도 있다.
한 KT관계자는 "김인회‧이동면 사장 모두 황창규 사람들"이라며 "자신은 자리에서 물러나더라도 현 체제는 더욱 견고히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