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거리유세를 하는 모습.(자료사진/윤창원기자)
남경필(54) 전 경기도지사가 29일 20여 년 몸 담았던 정계 은퇴를 전격 선언 하면서 "스타트 업(신생 벤처기업)을 시작한다"는 짧막한 입장을 밝혔으나, 이같은 결정을 하게된 실질적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남 전 지사의 정계은퇴가 기정 사실화 되자, 그의 정치적 울타리인 수원 등지에서는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이들 추측은 대략 2가지로 나뉜다.
부인의 강한 권유로 은퇴를 결심했을 것이란 의견과. 일본에서 블록체인 공부를 하면서 진심으로 하고싶은 일을 찾은 것이라는 견해가 그것이다.
남 전 지사와 같은 당에 몸담았던 수원지역 정치계의 한 인사는 "정계은퇴 소식을 듣고 놀랐다. 섣부른 판단인 것 같아 안타깝다. 신혼의 삶을 살고 있는 남 전 지사에게 가장 강력한 조언자는 부인 아니겠나. 정치판에 복귀해 마음고생 하는 것을 만류했을 것이고, 부인에게 이날 믿음을 보여준 듯 하다"고 말했다.
남 전 지사가 도지사 재직시 함께 한 전직 경기고청 고위 공무원은 "남 전 지사와 일을 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그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늘 꿈꿔왔다. 일본에서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결심을 굳힌 듯 하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 그의 마음을 바꾸었을 것" 이라고 전했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당선을 확정하고 웃는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자료사진)
반면, 남 전 지사의 핵심 측근들이 전하는 정계은퇴 배경 이유는 이같은 추측들과 결이 다르다.
남 전 지사는 이날 발표를 앞둔 하루 전인 28일 '정계은퇴' 입장을 먼저 알리기 위해 선거 등을 함께 치른 최측근 10며 명과 서울 모처에서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남 전 지사는 지난 6.13지방선거 때도 출마를 하지 않을 생각을 했으나 주변의 권유 등에 따라 선거에 임했다는 속내를 털어놨다는 후문이다. 정계은퇴를 급작스럽게 발표한 것이 아닌, 오랜기간 심각하게 고려해 왔던 셈이다.
남 전 지사의 한 측근은 30일 CBS노컷뉴스의 취재에 "저녁에 만난 자리에서 남 전 지사가 '지방선거때도 출마를 고사할 것을 고민했다'고 했다. 정치판에 회의를 느낀 취지의 말을 했다. 부인의 권유, 일본에서 공부하는 과정 등이 심경의 변화를 줄 수 있었던 요인이 됐을 수도 있었겠으나, 만나서 느낀바는 정치를 하면서 느낀 실망이 정계은퇴의 가장 큰 이유였다"고 밝혔다.
또 SNS 등을 통해 굳이 정계은퇴를 밝힌 것에 대해서는 "최근 정치복귀를 하라며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등 줄을 잇고 있다. 정계은퇴 선언을 하지 않을시 남 전지사가 자신의 계획과 다른 그들의 권유에 힘들었을 것이다. 일종의 선을 그은 것" 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측근은 "자신의 행보를 되돌아 보며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이미 지방선거전인 재작년말께 부터 도지사 선거에 출마를 하지 않을 의사를 밝히기도 했었다. 이같은 생각들이 있었는데 도지사 재임때부터 관심이 많았던 블록체인 등에 대한 공부를 일본에서 하는 과정에 말하자면 뜨거운 끼가 작동한 듯하다"고 말했다.
이들 측근은 정치개혁을 위해 온몸으로 투신해야 하는 시점인데 남 전지사의 동력이 떨어진 느낌을 받았으며, 아들 문제가 불거진 후 아버지로서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했을 것 이라는 등의 의견을 전하면서 "훌륭한 정치인의 은퇴가 안타깝지만, 그의 행복을 기원한다"는 공통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남 전 지사는 29일 저녁에도 측근들의 모임자리에 참석, 정계은퇴 입장을 재차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29일 오후 "안타까운 마음 숨길 수 없다"며 선택한 길의 성공을 기원하는 취지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