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 경기장 내 유세하는 황교안 대표 (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 캡처)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여야 3당은 31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전날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4‧3 보궐선거 유세활동을 펼친 것에 대해 '지침 위반'이라고 일제히 비판했다.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황 대표는 규정을 준수하며 선거 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0일 오후 3시경 황 대표는 경남FC와 대구FC 경기가 열린 창원축구경기장 내 관중석을 방문해 강기윤 후보와 함께 선거 유세를 펼쳤다. 이에 경기장 내 선거운동을 금지한 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 규정을 어겼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황 대표가 강 후보 선거운동을 위해 창원 경남FC 경기장에 경호를 뚫고 들어가 무분별한 선거운동을 벌이다 경남도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며 "황 대표와 한국당은 경남FC와 경남도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지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경기장 내에서 정당, 후보, 기호 등이 노출된 의상을 착용한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한 지침을 두고 있다"며 "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은 한국당의 맹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최원선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황 대표는 강 후보와 함께 프로축구 K리그1 창원축구센터 구장 내에서 구단 관계자의 만류에도 선거운동을 했다"며 "황 대표와 강 후보의 진심 어린 사죄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FC 구단은 이로 인해 10점 이상의 승점 삭감, 무관중 홈경기, 2000만원 이상의 제재금, 경고등의 중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해졌다"며 "경기장 내 선거운동 금지는 기본인데, 기본도 안 된 상태로 선거운동을 한 것이고 알고서도 막무가내의 선거운동을 했다면 도민과 축구팬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맹비난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도 논평에서 "평소에는 법치주의를 강조하더니 구단 측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경기장에 밀고 들어가 선거유세를 강행한 것은 자신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반칙왕' 황 대표의 민낯을 보여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법무부장관 출신 황 대표는 더는 법질서와 공정성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며 "국제규정을 위반하고 선거유세를 강행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자숙하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논란이 확산되자 이날 오후 창원성산 선거 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나름대로 (선거규정 준수에) 노력을 했는데 혹시 부족한 부분이 있었더라면 앞으로도 그런 부분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법을 잘 지키면서 국민들에게 저희를 알리려는 노력을 잘 하겠다"고 답했다.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창원성산 보궐선거는 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후보인 여영국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한국당 강 후보가 추격하는 모양새다.
정의당 지도부는 선거를 사흘 앞둔 이날 창원성산에서 비상회의를 열고 막판 총력전을 펼쳤다.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를 시도했지만, 민중당 후보와는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되자 화력을 집중한 것이다.
전날에는 권영길·강기갑·천영세 등 민주노동당 대표를 지낸 원로 인사들이 창원 선거현장을 방문해 여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