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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총재 "반도체 경기회복 더딜 수도…우려 갖고 주시"

금융/증시

    이주열 한은총재 "반도체 경기회복 더딜 수도…우려 갖고 주시"

    지금 기준금리 인하 검토할 상황은 아냐…가계대출 경계
    장·단기금리 역전, 시장의 일시적 과민 반응이란 평가 있어
    추경의 성장률 영향, 시기·규모·내역 등 봐야 파악 가능
    리디노미네이션, 컨센서스 없이 추진하면 의구심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 수출주력 상품인 반도체의 경기회복 속도가 다소 늦춰질 것이란 시장 전망이 제기되는 데 대해 우려를 갖고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또 천문학적 규모의 가계부채 등을 감안할 때 아직 기준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리디노미네이션(화폐 단위변경)을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신중론을 폈다.

    이 총재는 1일 낮 한국은행 본관에서 연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근 경제와 금융 상황에 대해 이같이 의견을 밝혔다.

    그는 "관련 전문기관의 전망을 다시 종합해보면, 최근의 반도체경기는 일시적 조정국면의 성격이 강하고 하반기 이후에는 메모리 수요 회복에 힘입어서 개선될 것이라는 견해가 아직은 다수"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요 며칠 사이에 파악해 보면, 물론 하반기 회복 예상을 하면서도, 그 시기가 하반기에서 그 뒤로 자꾸 늦춰지고 회복 속도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더 느려질 것이라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전체 의견은 '하반기 이후 회복'으로 전문기관들은 보고 있는데, 최근 들어서는 '회복되더라도 조금 늦게, 그리고 속도도 조금 더디게' 이런 견해가 나오고 있어서 상당히 우려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와 관련해 "우리는 연초부터 올해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스탠스를 밝혀왔다. 더 완화적으로 가야 하는지 여부는 앞으로 경기흐름과 금융안정상황의 전개방향에 달려있을 것"이라며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지금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현재의 기준금리 1.75%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책정한 우리나라의 중립금리 수준이나, 시중 유동성상황에 비추어 볼 때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라며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금융불균형 위험에 대한 경계를 아직 늦출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나타난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세계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시장이 과민반응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미국과 독일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주요국에서 장단기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우리나라에서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지난주 수요일부터 기준금리를 밑돌았다"며 "이에 대해 글로벌 경기침체의 전조라고 해석하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경기 흐름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시장참가자들이 일시 과민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는 견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BIS 총재회의에서의 논의를 종합해 보면 대체로 글로벌 경기가 다소 둔화되기는 하겠지만 침체로까지는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금요일 미국 금융시장 움직임을 보면, 그날은 장단기금리 역전현상이 해소됐다. 금융시장이 다소 과민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중 한국은행이 발표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전망치 수정 여부를 아직 단언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한국은행은 직전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춘 2.6%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발표했다.

    이 총재는 "1~2월 상황을 감안하면 최근 국내경제의 성장흐름이 다소 완만해졌다. 대외여건 변화에 비춰볼 때 하방리스크가 좀 더 커진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다만 1월 전망을 바꿔야 할 정도인지는 좀 더 짚어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경제성장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4월 전망에 아직 확정되지 않은 추경을 반영할 수는 없다"며 "추경이 되더라도 4월에 곧바로 추경이 될지, 하반기에 될지, 또 규모는 얼마고 그 어떤 지출이 많은지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국회에서 언급한 리디노미네이션과 관련해서는 "논의할 때는 됐는데 지금이라고 시점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 총재는 "이것은 장점 못지않게 여러가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나 단점도 있기 때문에, 컨센서스가 없이 추진하면 의구심만 키울 수 있고 불필요한 혼선이 있을 수 있다"며 "우리는 어디까지나 준비는 돼있지만 우리가 논의를 주도할 의도를 갖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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