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남대총 남분 출토 국보 제193호 유리잔 복원 전 모습(왼쪽)과 복원 후 모습(오른쪽)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보로 지정된 신라 유리잔이 새롭게 보존처리되면서 1500여년만에 온전한 형태가 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경주 황남대총 남분 출토 국보 제193호 유리잔을 보존처리해 신라실에서 공개한다고 1일 밝혔다.
이 유리잔은 사적 제512호 경주 대릉원 일원에 위치하는 황남대총 남분에서 1973년 출토된 것으로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1978년 국보 제193호로 지정된 총 4점의 유리잔 중 하나이다. 대략 4세기 말에서 5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유리잔은 발굴 직후 파손된 편들을 접합하고 결실부는 복원하지 않은 채 최근까지 전시됐다.
그런데 유리잔의 형태를 지탱하고 있던 접합제가 오랜 시간이 지나 약화돼 안정성이 우려되고 미관을 해쳐 새롭게 보존처리하게 됐다.
박물관은 파손된 편들을 재접합해 어긋난 형태를 바로잡았으며 결실부를 복원해 완형을 갖추게 했다.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유리제 편들 중에 2개 편을 발견해 포함시켰으며, 물성실험을 통해 물리적 안전성 및 내황변성이 있는 재료를 사용했다.
복원에는 현미경 촬영, 3차원 측정, 컴퓨터 단층촬영기 등 첨단 기술이 동원됐다.
보존처리 후에는 동체부와 높이가 조금 넓어지고 낮아지는 변화를 보였다.
유리띠를 덧대거나 입술을 둥글게 말아 제작한 것으로 미루어 봐 초기 비잔틴 시기 지중해 동부 연안에 있는 팔레스타인과 북쪽 시리아 지역에서 만든 것이 실크로드를 따라 신라에까지 전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보존처리는 지난해 9월 27일부터 올해 2월 20일 까지 실시됐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접합부가 약화된 유리잔을 해체하고 재접합해서 안전하게 놓여 질 수 있도록 했고, 결실부를 복원하여 그 동안 볼 수 없었던 온전한 형태를 찾은 것에 의의를 둘 수 있다"며 "출토 유리제 편 2개를 찾아 유리잔에 포함시킨 것이 작은 성과"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