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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피하려면 여성 금주"…보건소 포스터 논란

보건/의료

    "성범죄 피하려면 여성 금주"…보건소 포스터 논란

    성인지 감수성 부족 지적에 강남구보건소 1일 철거
    복지부 산하기관에서 만든 공익광고…6년째 자리 지켜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 걸려있는 광고

     

    서울 강남구보건소에서 '여성음주, 성범죄 노출 가능성 높다'는 제목의 공익광고를 걸어 논란이다. 성범죄 피해의 책임 일부를 여성의 탓으로 돌린 듯 읽힐 소지가 있어서다.

    강남구보건소는 최근까지 ‘성범죄의 그늘 술, 음주는 성폭력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될 위험을 높인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걸었다.

    금주 캠페인 목적으로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대한보건협회에서 만든 것을 구매한 거였다.

    문제는 포스터에 '술에 취할 수록 성범죄 위험 커져'라는 문구와 함께 '술을 마시면 피해자는 판단력과 운동능력이 떨어지고, 가해자는 성충동 자제력이 떨어지고 공격성이 커진다'는 내용 등이다.

    자칫 성범죄의 원인 제공이 여성에게도 있고, 가해자의 범행이 음주로 인한 것이라는 오해의 소지를 살 수 있는 대목 때문에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서다.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 윤김지영 교수는 "성범죄의 근본적 원인을 여성이 제공한다는 의미로, 성폭행을 개인의 처신 문제로 사안을 굉장히 축소하는 게 드러나는 광고"라고 비판했다.

    윤 교수는 또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공익성 높은 메시지라고 인식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이를 정답이나 권고사항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복지부 산하기관이 약물범죄의 위험성 등 유용한 정보를 주는 게 아니라 남성중심적 제도를 옹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취재로, 해당 공익광고 포스터는 1일 철거됐다.

    강남구보건소 측은 "대한보건협회에서 만들었으니 신뢰를 하고 가져다 쓴 것"이라며 "사올 때 이런 문제가 생길 거라고 예측하지 못했다. 성차별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013년 보건협회에서 만든 광고로, 지금 보면 상당히 문제가 있는 컨셉"이라며 "여성 직원도 많고 엄마들도 자주 왔다갔다하는 곳인데 얘기를 했으면 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지난해 광고 457편을 조사한 결과, 성평등 광고는 17편이었지만 성차별적 광고는 36편이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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