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원료로 한 음료가 이른바 '해장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과채음료 시장에서 나홀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배음료 시장은 310억원 상당의 규모를 기록하며 81억원이었던 2013년보다 4배 가까이 성장했다. 2017년(220억원)보다 시장규모가 40% 증가한 것이다.
배음료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과채음료에서 점유율 4.4%를 기록했다.
연도별 점유율은 △2013년 1% △2014년 1.2% △2015년 1.4% △2016년 1.5% △2017년 3.1% △2018년 4.4% 등으로 해마다 꾸준히 성장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오렌지와 포도, 감귤 등 다른 과채음료들의 성장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역성장을 하는 사이 배음료만 시장 점유율을 높이게 된 배경에는 '숙취음료'로 자리잡은 점이 꼽힌다.
남성패션 잡지 'GQ'는 2015년 9월 음주 전 해태htb의 '갈아만든 배'를 마신 경우 다음날 두통이 완화됐다는 호주 연방 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의 실험결과를 소개한 바 있다.
실제로 배에는 숙취해소의 대표로 꼽히는 콩나물과 같이 간에서 알콜을 분해하는 '아스파라긴산' 성분이 풍부하다.
또 유튜버 영국남자 조쉬와 올리가 만든 채널 '졸리(Jolly)'는 2017년 6월 해외에서 숙취음료로 '갈아만든 배'가 인기있다는 사실을 소개해 현재 조회수 100만회를 넘겼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에서 외국인들이 숙취음료로 '갈아만든 배'를 즐기며 한글 '배'를 'idH'로 표기해 화제가 됐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2017년 말 해태htb는 '갈아만든배 by 숙취비책', 롯데칠성음료는 '사각사각 배'에 아카시아 벌꿀을 더한 '사각사각 꿀배'를 각각 출시했다.
이에 따라 '갈아만든 배'의 매출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전년동기 대비 19% 성장했고, 지난해 전체 매출로 보면 2017년에 비해 33%나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의 배음료도 지난해 기준 2017년 대비 700% 증가한 20만 상자가 판매됐다.
반면 다른 과채음료들은 탄산음료 못지않게 설탕을 함류하고 있다는 사실이 '웰빙(well being)' 열풍을 타고 크게 부각되면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음료가 숙취음료로 인기를 끌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다"며 "올해도 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