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사진=황진환 기자)
청와대가 재개발지역 투자 논란으로 사임한 김의겸 전 대변인 후임으로 내부인사 발탁과 외부인사 영입을 놓고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대통령의 입'이라 불리는 청와대 대변인 자리를 오랜 기간 공석으로 둘 수 없는 상황과 대통령 의중을 정확히 파악해 절제된 언어로 이를 전달해야 하는 적임자 찾기라는 현실적 고민이 시작된 셈이다.
하지만 현재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대변인 역할까지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 후임 대변인 인선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류도 읽힌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오랜기간 문재인 대통령을 곁에서 보좌하며 정부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내부 인사 발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비서관이 전보 이동할 경우 외부인사 영입에 비해 신원조회 등 보안검사를 포함한 검증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먼저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과 오종식 연설기획비서관, 유민영 홍보기획비서관이 하마평에 올랐다.
조 비서관은 동아일보 기자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 초기 핵심 캠프인 '광흥창팀' 출신이다. 선대위에서 공보실장도 맡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에 입성한 뒤 22개월 넘게 대통령의 말과 글을 기록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업무 특성상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1월 유송화 현 춘추관장이 제2부속비서관에서 자리를 옮기기 전 춘추관장 하마평에도 올랐다.
오종식 연설기획비서관은 민주통합당 대변인과 민주당 전략홍보본부 부본부장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정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내다 올해 1월 승진했으며, 문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김태년 의원실에서 보좌관을 지냈고 역시 '광흥창팀' 멤버다.
유민영 홍보기획비서관은 지난해 8월 청와대 직제개편을 통해 입성했으며 참여정부 말기에 춘추관장을 지냈다.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비서관 출신으로 뒤늦게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합류했지만 홍보기획업무에 탁월한 성과를 내며 신임을 받고 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사진=연합뉴스)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은 사석에서 유 비서관에 대해 "어떤 일을 맡기더라도 꼼꼼히 처리해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김 전 대변인 사임 직후인 지난 주말에는 내부에서 후임자 찾기에 나섰지만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도 적극 열어놓고 있다.
청와대 참모진이 퇴직하면 업무기간 위법행위 등에 대한 공직기강비서관실의 통상적인 조사가 진행되고 김 전 대변인의 최종 사표수리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급하게 차기 대변인 인선에 나서는 것보다 국정철학을 이해하고 내부 논리에 매몰되지 않는 외부 적임자 물색도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앞서 올해 1월 MBC 출신 윤도한 국민소통수석과 한겨레 출신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이 참모진으로 합류하면서 '현직기자 직행'이라는 비판이 일었던 만큼, 청와대는 현직 언론인은 최대한 배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주말과 달리 당장 후임 대변인 인선에 착수한 것은 아니다"라며 "내부 인사 발탁과 외부인사 영입 모두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