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명동 세종호텔 앞에서 열린 고난함께 75번째 고함예배.
[앵커]
우리사회 약자들을 위해 함께 연대해온 기독교 단체가 있습니다.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이 사측에 맞서 9년째 투쟁 중인 세종호텔 노동자들을 위한 예배를 드렸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명동의 세종호텔 앞에서 9년째 투쟁 중인 세종호텔 노동자들을 위한 예배가 드려졌습니다.
꽃샘추위 속에 모인 참가자들은 희망의 노래를 부르며 노동자들을 격려했습니다.
세종호텔은 지난 2009년 이후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세종호텔 노동조합은 이를 외주화를 확대하기 조치라며 반발했습니다.
복수노조가 허용된 지난 2011년, '세종연합노조'가 새롭게 설립되며 투쟁은 본격화 됐습니다.
세종호텔 노조 측은 "사측이 홍보업무를 담당하던 조합원에게 갑자기 연회장 웨이터 업무를 맡기는 등의 전보명령을 내렸고, 이를 거부하면 징계해고하는 방식으로 기존 노조를 탄압하고 약화시켰다"고 주장합니다.
200명이 넘던 기존 노조는 소수 노조가 돼 교섭권을 박탈당했고, 사측은 새 노조와의 교섭을 통해 임금 동결과 성과연봉제 등을 도입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세종호텔의 정규직 비율은 이전과 비교해 절반 가량 줄었고, 그 자리는 외주업체 직원과 비정규직으로 채워졌습니다.
9년 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부당전보 철회', '외주용역화 중단' 등을 요구하며 투쟁을 시작했던 세종호텔노동조합의 투쟁은은 지금은 '해고자 원직복직'과 '강제전보 철회' 등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습니다.
이날 메시지를 전한 평화교회연구소의 황인근 목사는 9년 동안 이어져오는 이들의 투쟁이야말로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잔치를 준비하는 과정이라며 이들을 격려했습니다.
[녹취]
황인근 목사 / 평화교회연구소
"무엇이든지 크게 키우는 것들, 살찌우는 것들을 최고로 여기고 누가 잔치에 참여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풍성한 잔치에 눈이 멀고 있는 이 시대 속에서, 함께 잔치를 누리는 일이야말로 하늘의 뜻이라고 믿고 나아가는 여러분들, 또 우리 모두들. 이 길이야 말로 주님이 기뻐하시는 예배가 아닐까요."
조합원들은 함께 기도해준 기독인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끝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녹취]
김란희 조합원 / 세종호텔노동조합
"제가 스스로 생각할 때 잘못된 투쟁이었다면 벌써 낙오자가 됐을 겁니다. 그렇지만 소망을 가지고 이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께서도 세종호텔 이 싸움을 위해서 기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난함께는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조속한 문제해결을 위해 기도를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한편, 세종호텔 측은 "구조조정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 경영악화로 인한 조치였다"며 "노조 탄압과는 상관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징계해고 건 역시 이미 노동위원회와 법원으로부터 부당해고가 아닌 정당한 인사권 행사라는 판결을 받은 사안"이라며 "관련 내용에 있어서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최현] [영상편집 전호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