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으로 동원된 군 부대들이 진압작전 중 사망한 군인을 '전사자'로 왜곡하고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계엄군의 전승기념비 격인 조형물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방부 대면보고를 통해 제출받은 '5·18민주화운동 관련 조형물(史料) 처리 방안'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2월부터 5·18 관련 조형물을 전수조사 했다.
조사 결과 계엄군 소속 군 부대들이 조형물과 전사자 명부 등에 5·18 당시 사망자를 '광주소요진압 시 전사' 등으로 기록한 사실이 드러났다.
일부 군부대는 5·18을 '대침투작전'으로 왜곡하기도 했다.
계엄군으로 참가한 7공수여단 주둔지에는 5·18 당시 순직한 모 중위의 추모비가 설치돼 있고 약력에는 1980년 5월 27일 광주소요진압 시 전사로 기록돼 있다.
3공수여단 주둔지 내에 1998년 건립된 충혼비에도 5·18 당시 사망자를 '대침투작전' 간 전사로 기록하고 있다.
또한 육군본부에서 지난 2004년 배부한 전사자 명부에도 5·18 당시 사망자 3명이 '대침투작전' 간 전사로 기록돼 있다.
군 인사법에 따르면 '전사자'는 '적과의 교전(交戰) 또는 적의 행위로 인하여 사망한 사람' 등으로 '순직자'와 구분해 예우를 달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5·18 당시 사망한 군인은 '전사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1980년 6월 사망한 군인들에 대한 국방부의 공식 공적조서에도 '전사'가 아닌 '순직'으로 분류돼 있다.
전남 장성에 있는 상무대 내 범종도 논란거리다. 이 범종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1년 5월 당시 광주 상무대를 방문했을 때 군 법당인 '무각사'에 기증한 것으로 전면부에 '상무대 호국의 종 대통령 전두환 각하'라고 새겨져 있다.
이와 함께 전남 담양에 있는 11공수여단 정문 앞에 위치한 '부대 준공 기념석' 역시 1983년에 설치한 것으로 '선진 조국의 선봉 대통령 전두환'이라고 새겨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5·18 단체들과 협의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사자 명부 등에 기록된 '대침투작전'을 '5·18민주화운동'으로 수정해 재발간하고, 사망군인과 관련해서도 소속 부대에 따로 위령비를 설치하고 5·18 단체 등과 함께 치유와 화해 행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상무대 범종은 소유권이 조계종에 있는 만큼 상무대와 5·18단체, 광주시 등과 협의할 예정이다.
김병기 의원은 "이러한 조형물이 아직까지도 군내 기념물로 관리되고 있는 것은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군의 시각이 달라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군 내부에 남아 있는 왜곡된 사료들을 하루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