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주 4.3사건이 올해 71주년을 맞았지만,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피해 보상을 담은 4.3특별법 개정안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정부 여당과 야당은 3일에도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을 찾아 4.3특별법 개정안의 통과를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에 글을 올려 "4.3의 진상을 완전히 규명하고 배보상 문제와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 등 제주도민들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일에 더욱 힘을 기울이겠다"며 "대통령으로서 끝까지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을 대신해 추념식장을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는 "4.3희생자와 유족을 위한 국가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과 희생자 배보상 등 입법을 필요로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국회와 협의해 정부의 생각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추념식에 참석해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4.3특별법) 개정안은 희생자 명예회복도 하고 배보상도 해야 하는 중요한 법"이라고 말했다.
여당 뿐 아니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또한 "정부차원의 진상규명과 배보상, 불법 군사재판 무효화를 가능하게 하는 4.3특별법의 개정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4.3사건 관련 법안은 총 4건으로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상 근거를 명확히 하고 △불법 군사재판의 무효화와 명예회복 △트라우마센터 설립 △추가 진상조사 등의 내용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정부 여당의 이런 약속에도 불구하고 제주 4.3 특별법 개정안 등 부속 법안은 1년 3개월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피해자에 대한 배보상 문제로 꼽힌다. 피해자 배.보상에 들어가는 예산이 1조 8000억 원에 이르는 만큼 정부로서도 부담인 상황이어서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든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행정안전위원회 자유한국당 소속 위원들이 배보상 문제 등 거의 대부분의 법안 내용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우선 당내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행안위 차원이 아닌 여야 지도부 간 논의가 우선 돼야만 실질적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해당법이 역사적인 문제인 만큼 배.보상 등의 문제 이전에 여야 간의 근본적 협의와 합의가 우선해야 한다는 논리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이날 추념식에 참석해 "4.3 사건은 반복되어선 안될 대한민국의 비극적인 사건이다. 희생자들을 추모하면서 그 정신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4.3특별법 개정에 대해선 "국민과 함께 생각해야 한다"며 말을 아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지난 1일 법안심사가 끝난뒤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안 내용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지만, 야당과의 근본적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며 "당 지도부간 타결이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