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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최악의 동해안 산불, '양간지풍'이 주범

    4월 산불…세고 건조한 바람타고 커져
    2005년 낙산사 화재 등과도 닮은꼴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속초까지 번진 5일 소방대원들이 강원 속초시 노학동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강원 고성 산불이 12시간이 넘도록 진압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낮은 습도와 강한 바람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17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도로변의 변압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로 이날 오전 3시 기준 250ha의 산림이 전소됐다.

    8시간여 만에 서울 여의도의 전체 면적인 290㏊에 가까운 녹지가 불에 타버린 것이다.

    소방청은 현재까지 1441명의 인력과 소방차 363대가 출동해 진화 작업에 나섰다고 밝혔지만, 불길은 좀처럼 잡히지 못하고 있다.

    4월 강원 지역의 강풍과 건조한 대기가 이 같은 확산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에서 12시 사이 강원 일부 지역에서 최대순간풍속은 초속을 기준으로 미시령 21.3m, 속초 20.4m, 고성 19.2m, 강릉과 양양 17.1m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4시에서 5시를 기준으로는 미시령 31.2m, 속초 13.7m, 강릉 옥계 12.0m가 기록됐다.

    강원 영동 지역은 현재까지도 습도가 20% 내외로 건조경보까지 발효 중인 상태다.

    '양간지풍(襄杆之風)' 또는 '양강지풍(襄江之風)'으로 불리는 이 같은 강원 동해안 지역의 건조하고 강한 바람은 봄철 대형 산불의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14년 전인 지난 2005년 4월 5일 낙산사를 잿더미로 만든 양양군에서의 산불도 이와 닮은꼴이었다.

    당시 최대순간풍속은 초속을 기준으로 미시령 37m, 양양‧대관령 26m, 속초 21m 등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해당 지역엔 강풍주의보와 더불어 건조주의보까지 발효돼 있었다.

    지난 2000년 4월에 고성·강릉·동해·삼척과 경북 울진 등을 덮쳐 2만 3448㏊를 불태운 사상 최대의 산불 당시에도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27m에 이르렀다.

    소방당국은 현재 대응 수준을 최고 수준인 3단계로 끌어올리고 전국에 배치된 물탱크와 펌프차 등 장비와 소방대원들을 투입하는 등 진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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