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산불이 7일까지 잔불 정리가 한창인 가운데 이번 산불에 얽힌 잔잔한 이야기가 감동을 주고 있다.
전쟁터를 연상시키던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용촌리 마을을 둘러보던 취재진은 이 마을 주민 홍경애씨를 만나 충직한 개의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홍씨에 따르면 4일 밤 갑작스런 산불의 공격에 어린 아이를 이불 속에 씌워 황망히 집을 빠져오면서 미처 개집을 열어주지 못하고 피신해 나왔다고 한다.
이곳 저곳으로 피난하면서 문득 개 걱정이 돼 다음날 새벽 4시 30분쯤 부랴부랴 집을 다시 찾아왔다가 그만 울컥했다고 한다.
개가 혼자 개집에서 탈출해 놓고도 사람들이 안 나온 줄 알고 집 앞에서 주인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
“마음이 너무너무 아팠죠. 얘가 죽었으면 얼마나 자책하고 평생을 살았을까요”
그녀는 끌어안은 개를 좀 처럼 놓아주질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