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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도 맡아드려요"…강원 산불 자원봉사자들 손길

사회 일반

    "반려견도 맡아드려요"…강원 산불 자원봉사자들 손길

    • 2019-04-06 17:46
    (사진=유선희 기자)

     

    강원 산불의 후유증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피해자들을 돕는 작은 온정들이 치유제가 되고 있다.

    맨몸으로 빠져나온 피해자들을 대신해 반려동물을 돌봐주기도 하고, 세탁차를 몰고와 이재민들을 뒷바라지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힘이 되고 있어서다.

    속초의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이복실(62)씨는 이재민들의 반려동물을 돌봐주고 있다.

    대피소에 반려동물을 데려가기 어려운 데다 당장 복구 작업에 집중해야 할 이재민들에게는 큰 힘이다.

    이씨는 "대피소에 반려동물을 못 데려가거나, 화상을 입고 갈 곳 없는 동물들을 맡아두고 있다"고 했다.

    음식과 빨래에 소매를 걷어붙인 자원봉사자들도 적지 않다.

    6일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찾은 고성군 토성면 천진초등학교 임시대피소에는 자원봉사자 30여명이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현정숙(63)씨는 "세탁차를 양양에서 가져와 세탁물을 말려서 갖다드리고 있다"며 "처음엔 미안해하시면서 빨래도 못 내놓으시다가 '주세요, 주세요' 하면 주시고 뽀송뽀송하다며 좋아하시는 것만으로 뿌듯하다"고 말했다.

    봉사단은 이재민들의 텐트를 직접 찾아 컵라면과 갓 데운 빵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청자(77)씨는 "몸이 후들후들 떨려 앉아있기도 힘들어 하시는데 뭐든지 하나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고, 최윤선(50)씨는 "살다보면 저도 위기에 처할 수 있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하게 됐다"고 했다.

    컵라면 등 즉석식품을 먹기 힘든 어르신들을 위해 직접 밥을 짓는 봉사자들도 있었다.

     

    운동장 한 켠에 마련된 밥차에서 김치를 담그고 취나물을 무치고 있는 권순옥(68)씨는 "가족한테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며 "말만 들어도 가슴이 울컥울컥해서 내 가족이 당한 것 같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메뉴는 명태코다리찜과 미역국이었다.

    이옥순(68)씨는 "식사도 제대로 못하셔서 따끈하게 대접하고 싶은 마음에 준비했다"며 "큰 도움은 안되지만 자그마한 정성을 담아 준비하면 그 분들도 마음이 편해질 것"이라고 했다. 공병현(76)씨는 "집밥처럼 정성을 다해 맛있게 드실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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