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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복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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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복귀 논란

    사의표명 후 1년간 공석, 지난 2일부터 업무 담당
    "이사회에서 직 제안해 고심 끝에 받아들이기로"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사진=김수정 기자)

     

    지난해 3월 서울아트시네마에 사의를 표명했던 프로그램 디렉터 ㄱ 씨가 재임용됐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이사회(최정운, 강민구, 박기호, 변재란, 오정완, 장서희, 정유진, 정윤철, 조영각, 허문영)는 지난 2일 공식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이같이 알렸다.

    이사회는 "2월 12일,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지역네트워크회의(강릉시네마테크·광주시네마테크·대구경북시네마테크·시네마테크대전·시네마테크 시네필 전주·제주 씨네아일랜드·씨네오디세이 청주·(사)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서울 LGBT 아카이브)는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직의 공석으로 인한 업무 공백에 대한 안건을 논의하고 이를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이사회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사회에서는 논의 끝에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직에 ㄱ 씨를 임용하기로 결정했다. ㄱ 씨는 이 결정을 받아들였으며 2019년 4월 2일부터 정식으로 업무를 담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사회는 지역네트워크회의에서 서울아트시네마 업무 공백에 대한 안건을 논의했다고만 설명했을 뿐, ㄱ 씨의 임용 이유를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CBS노컷뉴스는 이사회 측에 구체적인 사유를 문의했으나, 이사회 관계자는 "공지 외에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만 답했다.

    앞서 ㄱ 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영상원 강사 재직 시절인 2014년 성추행 의혹을 받았다. 이는 2016년 처음 알려졌고, 지난해 3월 다시 한번 언급됐다. 이에 ㄱ 씨는 SNS 글을 통해 서울아트시네마와 관련된 일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ㄱ 씨는 당시 SNS 글에서 "학생이 진술한 내용에 대해서는 저로서는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떠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저는 학생이 용기를 내어 말한 경위서 내용을 믿고 있다"면서 "이후로도 학생이 원하는 내용이 있다면 그대로 책임을 다하겠다. 아울러 저는 이번 일로 책임을 지고 서울아트시네마와 관련된 모든 일에서 물러나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학생분에게 사과드린다. 학생에게 다른 피해가 가지 않기를 기원한다. 다른 많은 분들께도 이번 일로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때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ㄱ 프로그래머가 지난 3월 7일,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몇 차례 논의를 거듭한 끝에 그의 사의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또한 프로그래밍 업무는 다른 프로그래머들이, 주요 대외 업무는 이사진이 분담해 맡겠다고 부연했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의 공식입장에는 ㄱ 씨와 관련해 어떤 이슈가 불거졌는지, ㄱ 씨가 어떤 사유로 그만두게 됐는지에 대한 내용은 자세히 나타나 있지 않았다. 이 같은 흐름은 이번 복귀 공지에서도 일관됐다.

    ㄱ 씨의 복귀를 바라보는 반응은 확연히 갈린다. 우선, 비판적인 쪽에서는 #OOO을해고하라 #서울아트시네마불매 등 해시태그 운동을 진행하며 재임용 철회를 요구 중이다.

    문화예술인단체 '찍는페미'는 지난 3일 성명을 내어 "ㄱ 씨 재임용 결정은 한국 사회가 추구해야 하는 영화문화의 다양성과 정반대의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며 "성추행 전력이 있는 인물을 재임용하는 데 대한 이사회 측의 일방적 통보는 공동체적 의사 결정 방식을 벗어난 것이며, 관객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극장, 영화문화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찍는페미는 서울아트시네마가 ㄱ 씨의 사임 후 프로그램 디렉터 자리를 공석으로 둔 점을 지적하며 "만약 그 자리에 적합한 인재를 정말로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면 서울아트시네마의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존재 이유와 그동안의 시간을 돌이켜보고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ㄱ 씨의 재임용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ㄱ 씨와 관련된 폭로와 사의 표명, 이후 서울아트시네마의 처리 과정이 부당했기에 재임용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아트시네마 관객운동모임이란 이름으로 '2018년 트위터상의 제3자 폭로와 단순동조 트윗이 촉발한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사임 사건의 사이버 인권 침해를 기록하며'라는 자료집을 발간한 것이 대표적이다.

    CBS노컷뉴스는 지난 4일 ㄱ 디렉터를 만나 지난해 사임과 올해 재임용 수락에 관해 구체적인 배경과 사유를 물었으나, ㄱ 디렉터는 "이사회에서 직을 제안했고, 오랜 시간 고심한 끝에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만 밝혔다.

    그동안 일련의 상황에 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당사자의 요청에 의해 2016년에 비공개적으로 마무리된 일이기에 제가 이후에 그것을 공개하거나 해명하거나 얘기하는 것이 맞지 않고 자칫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교육적, 문화적 목적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서울 유일의 민간 비영리 시네마테크전용관이다. ㄱ 디렉터는 지난 2002년 5월 개관 때부터 서울아트시네마와 함께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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