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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같은 마약 온라인 거래 쉬웠다…뛰는 마약상에 경찰 단속은 수동

사건/사고

    할리같은 마약 온라인 거래 쉬웠다…뛰는 마약상에 경찰 단속은 수동

    취재진이 직접 접촉… 곧바로 구매 가능하다는 답변
    계좌 통해 돈 받은 뒤 마약 숨겨놓는 '던지기' 수법 횡행
    마약 유통 거래방식 진화하는데 경찰 단속은 수작업으로
    해외 SNS 거래 늘면서 단속 어려움 겪자 자동화 시스템 뒤늦게 도입키로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SNS에 올라온 마약 판매 게시글을 보고 직접 연락을 취하자, 실제로 계좌와 방법 등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하일(60·미국명 로버트 할리)은 유명인인데도 불구하고 거래책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인터넷을 통해 마약을 구입했다. 하 씨의 경우처럼 마약이 SNS 등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경찰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중독자를 양산하는 창구가 되고 있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지난 9일 여러 사이트를 접촉한 결과, 하 씨처럼 다른 창구를 거치지 않고 오로지 인터넷을 통해서만 마약을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열려 있었다.

    취재진이 트위터 등 외국계 SNS에 마약의 이름이나 이를 뜻하는 은어를 검색하자 대마와 필로폰, 코카인 등 마약 종류를 나열하며 구매를 원할 경우 연락하라는 메신저 아이디를 찾을 수 있었다.

    이 메신저로 직접 연락을 취해보니 판매자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되는 '비밀 대화' 기능을 이용해 마약의 가격과 구매 방법까지도 상세히 전달했다.

    체포된 하 씨도 이런 방법으로 인터넷에서 마약을 구매해 투약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복수의 수사당국 관계자들은 이들이 마약 거래를 할 때, 대포통장이나 계좌를 이용해 돈을 받은 뒤 마약을 어딘가에 숨겨놓고 장소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이용해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지난 2월부터 마약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우연히 하씨 등을 붙잡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으로 추정된다.

    경찰이 키워드를 일일이 검색해 찾아내는 사실상의 수작업 방식으로 단속을 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경찰의 허술한 단속망에 인터넷을 통한 마약 거래는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 특히 마약 판매업자들은 경찰의 단속을 피해 계정이나 계좌, 연락 수단 등을 계속 바꾸면서 추적을 어렵게 하고 있다.

    실제로 마약을 판매한다며 SNS에 올라온 게시글

     

    이마저도 해외 SNS를 통한 거래가 늘면서 단속이 쉽지 않아 자동 검색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하지만, 올해 9월에나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구멍 뚫린 단속망 사이로 일상에 스며들고 있는 마약 유통. '대한민국은 마약 청정국'이라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특히 마약을 경험해본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어, 더 심각한 중독으로 빠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중독예방시민연대 김규호 대표는 "인터넷으로 마약을 사는 건 전부터 비일비재한 일이었다"며 "처음 하는 사람이 호기심에 마약을 구하는 것보다, 이미 마약을 해 본 사람이 중독돼서 마약을 필요로 하게 된다"고 말했다.

    연예인과 재벌가의 마약범죄를 계기로 음지에 숨어 있던 마약 유통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철저한 단속과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현실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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