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액이 31억7천만달러(약 3조6천176억원)로 전년 대비 35.7% 감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실제 투자 도착 기준으로도 15.9% 감소한 26억2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것은 세계 전반의 FDI 하락세와 맞물려 지난해 1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던데 따른 기저효과, 외국인투자기업이 세제 부담을 피해 투자를 앞당겼기 때문 등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글로벌 FDI가 전년보다 19% 감소한 1조2천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각국의 대외투자 규모가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이 FDI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지난해 1분기 실적(49억3천만달러·신고기준)이 최근 10년 평균을 크게 상회함에 따라 올해 실적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외투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제도(최대 7년)가 작년 말 종료됨에 따라, 당초 올 1~2분기에 투자를 계획했던 기업들이 투자 일정을 작년 하반기로 앞당긴 것도 이번 분기 실적 감소의 부분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산업부는 "글로벌 외국인직접투자가 침체국면에 들어서고 있고, 특히 유럽연합과 중국 등 우리의 주요 투자국의 경우, 최근 2~3년간 해외투자가 감소세를 보이는 영향도 일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외국인직접투자 규모가 감소한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이차전지, 차세대통신 등 신산업 투자 비중이 확대됐다"며 "우리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외국인투자의 지속 확대, 양호한 신고·도착 비율을 보이고 있어 1분기 외국인투자의 질적인 측면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올 1분기 신사업 분야에서는 ▲양극재 생산분야 글로벌 선두기업의 생산기지 구축(독일) ▲5세대(5G) 이동통신 관련 첨단 통신장비 기술 개발(핀란드) ▲고무와 플라스틱 성질을 결합한 고기능성 신소새 생산시설 투자(이탈리아) 등의 외국인직접투자가 이뤄졌다.
스타트업 분야에서도 ▲신약개발 분야의 연구개발센터 설립(미국) ▲온라인 뷰티 O2O(Online to Offline) 거래를 위한 플랫폼 구축(미국)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독자적 운영체제 개발(홍콩) 등의 투자가 진행됐다.
산업부는 앞으로도 외국인직접투자 규모는 지속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등 글로벌 리스크 요인의 고착화로 하락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외국인투자 인센티브 강화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전략적 투자유치활동 전개 ▲혁신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외국인투자 중점 유치 등의 대응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