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미북간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톱다운 방식으로 성과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영빈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실제로 그것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한반도 정세와 향후 미북 간 대화를 견인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고,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으로부터 하노이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측의 평가와 대응방안을 청취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여정에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보좌관이 기여한 점 및 노고를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이 북핵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현안에 한국 측 카운터파트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는 점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의 공헌으로 한미동맹이 더 견실해지고 있다"며 "계속 한국 측 카운터파트들과 긴밀히 공조·협의해달라"라고 당부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은 대북 정책과 관련해 미국 정부 내에서 협상파와 매파를 대표하는 인물들로, 문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한미 정상 간 톱다운 대화를 한 목소리로 뒷받침해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보좌관은 "북한과 대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며 "여러 수준에서 다각적인 대북 대화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접견은 오전 9시부터 50여분간 진행됐다.
면담에는 우리 측에서는 청와대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김현종 2차장·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윤제 주미대사가, 미국 측에서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국가안보회의(NSC)의 앨리슨 후커 한반도 보좌관과 매슈 포틴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각각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들과의 대화를 마친 뒤 같은 장소에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을 접견한다. 펜스 부통령도 볼턴 보좌관처럼 대북 강경론자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이후 미국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부부를 동반한 단독회담에 이어 소규모 회담, 업무 오찬을 겸한 확대회담을 잇따라 열고 최대 쟁점인 '단계적 보상'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