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혁신도시의 금융중심지 지정이 사실상 보류됐다. 서울과 부산에 이은 제3금융중심지로는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 주재로 제37차 회의를 열어 "금융중심지 추가지정과 관련해 후보도시의 발전여건 성숙도와 가능성 등을 지속 점검·검토한다"고 결정했다.
금융위는 "논의 결과 전북혁신도시는 현재 여건으로는 금융중심지로 지정되기 위한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회의에서는 전북혁신도시가 금융사의 자발적 이전을 유도할 종합적 정주 여건을 만들고, 전북혁신도시 측이 스스로 제안한 농생명과 연기금 특화 금융중심지 모델을 계속 논리적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금융위는 다만 "추가 지정 문제는 앞으로 여건이 갖춰지면 언제든 논의가 가능하다"며 "전북혁신도시가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이행계획을 제시·진행해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는 경우 이를 바탕으로 논의 여부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중심지 지정은 국가가 나서서 해당 도시를 우리나라 대표 국제금융도시로 육성·발전시킨다는 의미다. 2008년 시행된 '금융중심지 조성과 발전에 관한 법률'에 따른다. 서울과 부산은 2009년 국제금융도시로 지정됐다.
전북혁신도시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일부다.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관련 정치쟁점이 불거질 소지가 있다.
금융위 관계자도 "회의에서는 금융중심지 지정 문제가 경제적 여건 등을 중심으로 논의될 사안인데, 정치적 의제화 가능성이 있어 어려움이 있다는 민간위원들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