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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헌법불합치에 '먹는 낙태약' 도입 논의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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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태 헌법불합치에 '먹는 낙태약' 도입 논의 재점화

    • 2019-04-13 10:10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미프진 빠른 도입 바란다"
    의료계 "전문가 진단 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도록 해야"

    (사진=연합뉴스)

     

    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은 사실상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오면서 '먹는 낙태약' 도입 논의가 재점화됐다.

    일부 여성단체와 약사단체에서 인공적으로 유산을 유도하는 '미프진'의 국내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병원 내에서 전문가 조치 하에 사용한다는 전제에 합의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13일 의약계에 따르면 약사단체인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는 최근 "임신중절의 합법화와 함께 미프진의 빠른 도입을 바란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미프진은 1980년대 프랑스에서 개발돼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등 60개국 이상에서 판매되는 미페프리스톤 성분의 경구용 의약품이다. 태아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호르몬 생성을 억제하고 자궁을 수축해 유산을 유도한다. 낙태가 불법인 국내에서도 온라인 등에서 암암리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건약은 논평에서 "국회 및 정부는 낙태죄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여성의 안전한 중절권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미프진의 조속한 도입을 포함한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의료계에서는 미프진 도입에는 '전문가의 처방과 처치'라는 조건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프진이 12주 안에만 복용하면 생리통 수준과 약간의 출혈로 안전하게 낙태된다고 알려진 데 대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애초에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있는 약은 없는 데다 낙태는 모체에 적잖은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김동석 대한산부인과의사회(직선제) 회장은 "미프진은 임신 7주 이전과 같은 아주 초기에 사용하는 약이고 자칫 불완전 유산 등으로 하혈이 지속하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도입된다고 해도 병원 안에서 의사의 처방과 진료 하에 사용토록 하고 복용 후 철저한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며 "원내에서 처방과 복용, 관리까지 모두 진행해야만 환자의 사생활도 지켜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산부인과 전문의 역시 "지금도 간혹 중·고등학생 중에 미프진을 복용하고 출혈로 병원을 찾기도 한다"며 "응급 상황까지 가기도 하는데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헌재가 낙태를 위헌이라고 봤다고 해도, 아직 법 개정으로 이어진 게 아닌 만큼 미프진 등의 도입을 논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김상봉 식약처 의약품정책과장은 "아직 법 조항이 효력을 잃은 게 아니므로 관련 논의를 진행할 순 없다"며 "위법 사항이 해소된 후 해당 의약품의 수입·공급업체 또는 제조업체가 허가 심사를 신청하면 그때 다시 들여다볼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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