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브리핑을 열고 "2014년 6월 세월호 참사 수사 중 시민을 무작위 도청한 기무사 세월호 TF, 검찰, 전파관리소 및 당시 미래부 관련자 등을 통신비밀보호법 위한 등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세월호 유가족들의 성향과 동정을 사찰하도록 지시하거나 온라인상에서 불법 정치관여 활동을 벌이도록 한 전직 청와대 비서관 및 기무사 간부들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성훈 부장검사)는 세월호 유가족 사찰을 지시한 전직 국군기무사령부 참모장 지모씨와 온라인 상에서 불법 정치관여 활동을 시킨 전직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 김모·이모씨와 전직 기무사 참모장 이모씨를 각각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 전 참모장은 2014년 4월부터 7월까지 기무사 정보융합실장으로 있으면서 당시 기무사령관 이모씨와 참모장 김모씨와 공모해 기무사 부대원들로 하여금 세월호 유가족들의 동정과 요구사항 및 성향 등을 사찰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지 전 참모장은 또 2016년 8월부터 11월까지 기무사령관 조모씨와 공모해 부대원들로 하여금 예비역 장성 및 단체들에게 사드배치 찬성 및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을 조성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밖에 정보사업 관련 예산 3,000만원을 사용하게 한 혐의도 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2014년 6·4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유가족들의 정부비판 활동을 감시하는 계획을 세우고 대통령 및 여당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선거전략을 짜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위해 유가족들의 생년월일·학력·인터넷물품 구매내역·정당 당원 여부·정치성향 등 다양한 첩보를 보고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이들은 또 △노무현 재단, 문성근의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등 단체를 친 좌파단체로 △민주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민주노동당 등 당시 야4당을 좌파 정당으로 △정부비판 활동을 하는 민주노총·진보연대·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을 종북·좌파단체로 규정짓고 온라인 활동을 분석하면서 대응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유가족 사찰 공범인 610기무부대장 소모(현역 소장)씨와 기무부대장 김모씨(현역 준장), 기무사령부 1처장 손모씨(현역 대령)은 현역 신분을 고려해 각각 군사법원으로 구속기소됐다.
김·이 전 비서관과 이 전 참모장은 전직 기무사령관 배득식씨 등과 공모해 기무사 부대원으로 하여금 온라인에서 각종 정치관여 활동을 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속칭 '스파르타' 팀을 꾸려 부대원들로 하여금 각종 정부정책과 주요 이슈들에 대한 온라인 여론을 분석한 '일일 사이버 검색결과'를 보고하게 하고, 방송 '나는 꼼수다' 녹취록·요약본을 청와대에 제공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온라인 상에서 직접 정치관여 글을 게시하도록 하기도 했다.
앞서 이들과 공모해 댓글공작 활동을 지휘한 배 전 사령관은 구속기소돼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통령과 청와대 지시를 맹목적으로 따르면서 국민의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제한하고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와 사상과 언론의 자유도 해쳤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보수정권 재창출이나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제고를 위해 정치관여 활동을 벌이거나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하는 등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한 행위를 반복했다"며 "정보기관의 은밀한 온라인 정치관여 활동에 청와대 비서관의 지시가 있었던 사실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들과 함께 온라인서 불법 정치관여 활동을 벌인 기무사령부 2부장 이모씨는 해외 도주중인 상황이어서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